삼성전자가 보는 ‘위드 코로나’ 시대 세 가지 반도체 전망

발행일 2021-10-28 15:33:30
28일 삼성전자 2021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진만(사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자사 메모리 전망과 전략을 공유했다.(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지난해 초 퍼진 코로나19가 두 달여 뒤엔 3년 차로 접어든다. 확산 초기 외출 활동 자제로 ‘홈코노미’, ‘언택트’가 강제됐다면, 백신 보급 이후론 ‘온택트’ 트렌드가 보편화됐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전염병을 뛰어넘어 독감과 같은 유행성 질병으로 인식되는 오늘날엔 이 질병과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로 우리 삶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가 28일 가진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기관투자자 설명회)에선 위드 코로나에 대한 이 회사의 생각과 대응 방식 등을 읽을 수 있다. 반도체를 필두로 회사 사업 포트폴리오 전체가 디지털과 연결된 만큼, 삼성전자는 시장전망자료를 수집해 분석하는 데 적잖게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나와 반도체 업계 상황과 향후 전망을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그의 발언을 바탕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 반도체 시장 전망을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알아두면 좋은 지식

·메모리 반도체 : 컴퓨터 데이터를 기억하고 저장하는 데 쓰이는 하드웨어다. 오늘날엔 D램과 낸드플래시로 나뉘며 D램은 빠르게 단기적으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역할을, 낸드플래시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민 길게 데이터를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 저장에 있어 D램과 낸드플래시는 오늘날 서버와 데이터센터, PC, 게임, 모바일 기기 등 전 분야에 필수적 장치다.
①서버·데이터센터의 지속적 성장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에서 대표적 변화는 서버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이다. 전체적인 IT 기기 활용이 늘어나며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이동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이를 서비스하는 서버, 그리고 서버와 데이터를 보관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을 가능케 하는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이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년간 소비자들이 팬데믹을 통해 편리함과 효율성을 체험했고, 덕분에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도 새로운 단계로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진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신규 CPU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관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메모리는 수요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에 기반한 다양한 사회활동과 생활방식 등 ‘뉴노멀’ 관련 수요가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사회 전반적인 트랜드 가운데 서버와 PC는 고용량화와 기업향 IT 투자 확대로 펀더맨털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 언급했다.

②가격 하락은 ‘공급망 문제’...2022년 하반기 완화

그렇다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D램 가격 하락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전방 업체들이 과도하게 재고를 쌓아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협상력이 떨어진 걸 수도 있겠지만, 삼성전자는 그보단 응용처 전반에서 장기화하고 있는 세트 생산 차질을 주된 요인으로 지목했다.

D램은 서버나 데이터센터, PC, 게임용 콘솔, 모바일 등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나뉜다. 오늘날 가격 하락이 현실화하고 있는 쪽은 서버와 데이터센터보단 PC나 게임, 모바일 등 세트 제품에 들어가는 것들이다. 그리고 오늘날 세트 시장에서 D램 수요가 낮아진 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영향이 크다.

다시 말해 공급망 차질로 부품이 부족한 세트 업체들이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고, 이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게 반도체 업계 업황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서버와 데이터센터 분야는 여전히 수요가 견조하고, 현재 벌어지는 세트향 수요 부족도 펀더멘털한 요인이 아닌 만큼 공급망 상황이 개선된다면 D램 가격도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진만 부사장은 “시황은 코로나19 ‘백 투 노멀’의 영향과 부품 수급 문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거시적 이슈로 불확실성이 높지만 리스크 만큼이나 중요한 게 ‘업사이드’”라며 “예상보다 장기화하는 응용처 전반의 세트 생산 차질과 이를 야기하는 부품 수급 문제는 부품 생산 총량의 문제라기보단 공급망 관리 미스매치도 기인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단기간에 나타날 수도 있다”라며 “단정할 순 없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③‘치킨게임’에서 ‘테크게임’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반도체 생산능력 경쟁을 통한 가격 하락이 유발하는 ‘치킨게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치킨게임이라 불리는 2018년 급격한 반도체 가격 하락엔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 경쟁이 있었다. 반면 최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컨퍼런스콜을 들어보면 이 같은 분위기가 줄고 있다는 게 감지된다.

메모리 업황 회복과 관련해 다운사이클이 왜 과거 대비 진폭과 주기가 짧아지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진만 부사장은 응용처 다변화와 메모리 공정 난이도 급상승, 과거 경험에 따른 공급망과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 부사장은 “과거엔 메모리 수요 대부분이 PC 수요였는데 이젠 응용처가 다변화하며 메모리 시장의 변동성의 폭이나 주기가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또 과거 삼성전자와 같은 공급사와 고객사 모두 극심한 반도체 부족이나 과공급을 겪으며 공급망 관리와 리스크 관리가 과거 대비 향상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메모리 공정 미세화와 난이도 급상승으로 과거와 같은 빗그로스(비트당 출하량 증가율)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고 쇼티지를 전망해도 램프업을 급격히 늘리는 게 제한된다”라며 “현 상황이 대표적인 예로, 재고가 지난 분기 이어 낮은 수준이라 2018년과 같은 과도한 다운사이클이 발생할 가능성도 낮을 거라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공정 난이도 향상에 대해선 앞서 27일 있었던 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왔다. “영업이익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캐팩스(자본적지출)에 중점적인 투자를 해왔다면, 향후 메모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제는 캐팩스 경쟁보단 다음 단계를 향한 R&D에 보다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기존 D램, 낸드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건 회사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 덧붙였다.

이런 변화는 결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과거 생산능력을 통한 가격 하락으로 싸움을 벌였던 치킨게임에서 이젠 기술력을 통해 경쟁자를 제압하는 테크게임으로 업계 분위기가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물론 향후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와 수요 상황에 따라 치킨게임이 다시 촉발될 수도 있겠으나, 과거처럼 극단적 수준으론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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