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저커버그는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 직함을 ‘메타 설립자이자 CEO’로 변경했다.
▲ △이날 저커버그는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 직함을 ‘메타 설립자이자 CEO’로 변경했다.

“이제부턴 페이스북이 아니라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가 먼저다.” 내부고발자 폭로로 궁지에 몰렸던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꾼다. 신사업인 메타버스로 회사의 무게추를 옮기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을 통해 열린 ‘커넥트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페이스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로 보이지만, 우리의 DNA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기술을 구축하는 데 있다. 이전에 SNS를 만들기 위해 뛰어들었던 것처럼 우리의 다음 개척지는 메타버스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저커버그, 메타버스에 미래 걸었다
메타버스는 ‘초월·가상’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현실세계를 확장한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이날 저커버그는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를 통해 게임을 하고, 회의를 하거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의 데모영상을 공개했다. “인터넷의 다음 단계인 메타버스에서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저커버그가 강조한 내용이다. 저커버그는 “현재의 사명은 페이스북이라는 하나의 제품만 나타내고 있어 우리가 하고 있는 다양한 일을 나타내기가 어렵다”며 회사 이름을 바꾸는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를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차세대 거대시장)’으로 지목해왔다. VR·AR에 투자해온 데 이어 작년에는 메타버스 사업을 위한 전담 연구부서를 꾸렸고, 올해는 하드웨어 책임자였던 앤드류 보즈워스를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

▲ (사진=페이스북)
▲ (사진=페이스북)

사명 변경에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 간판은 페이스북의 상징인 ‘엄지 손가락’ 대신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기호(∞) 모양의 메타 로고로 교체됐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메타 자회사로 자리하게 될 예정이다. 오큘러스도 메타 브랜드로 재편된다. 저커버그는 “(새 사명은) ‘저 너머’라는 뜻의 그리스어 메타(meta)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외신들은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을 벗어나기 위해 사명 변경에 속도를 냈다고 보고 있다. 회사 이익을 위해 혐오·증오발언, 허위정보 유통을 방치하고, 인스타그램이 10대 정신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터무니없는 연결이다. 웬만하면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고 싶은 환경은 아니지 않겠나”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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