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우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8인치(200mm)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를 인수한다. 경영난으로 매각한 지 17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키파운드리 인수로 현실화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거래 상대방은 매그너스 반도체 유한회사다. SK하이닉스는 주요 국가 규제 승인을 받아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2배가량 커질 것으로 보인다.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 파운드리 부문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에 맞먹는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생산능력은 월 10만여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올해 말까지 중국 우시로 완전 이전할 계획이다. 이전 후 생기는 국내 사업장 공백을 키파운드리가 메워줄 수 있다는 점도 인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 청주 공장과 붙어 있어 통합도 용이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파운드리 인수는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하여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팹리스(Fabless) 생태계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8인치 웨이퍼는 1990년대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07년 12인치 웨이퍼 등장으로 퇴출 기로에 놓였다. 생산성이 낮고 원가경쟁력도 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다품종 소량생산'이 핵심인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8인치 웨이퍼 월 생산량을 2022년 650만장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9년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경쟁사 부담이 적다는 점도 SK하이닉스가 8인치 파운드리 업체를 인수한 배경으로 보인다.

8인치 파운드리의 경우 10여년 전 대부분의 기업이 8인치 웨이퍼 장비를 정리했기 때문에 설비에 필요한 장비 수급도 어려운 상태다. 새로운 경쟁사가 등장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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