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정부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에 맞춰 5조7400억원을 투자한다. 두 기업은 이번 정책의 핵심인 ‘민간 투자’의 90% 이상을 담당하며 우리나라의 바이오 강국 도약에 힘을 싣는다.

정부는 2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정책 추진상황을 점검, 분야별 세부 계획을 논의했다.

인천 송도 국제도시는 글로벌 백신 허브화의 거점이다. 지난 7월 ‘K-바이오랩허브’ 구축 후보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부는 송도 국제도시에 다양한 백신·원부자재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고 해당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할 방침이다.

15개 기업이 이에 맞춰 송도에 생산기지·연구센터를 설립한다. 민간 기업이 이번 정책 추진에 따라 2024년까지 집행하는 투자는 총 6조2900억원이다. 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조2400억원, 셀트리온이 1조5000억원을 집행한다. 민간 투자의 91% 수준을 두 기업이 담당하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이 때문에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신규 공장으로 ‘CDMO 1위’ 달성 목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지난해 11월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에서 4공장 착공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2022년 부분 생산,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4공장에만 1조7400억원이 투입된다.

4공장의 예상 연간 생산량은 25만6000L다. 현재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시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공장 18만L인데, 4공장이 완성된다면 자체 기록을 스스로 넘어서게 된다. 제4공장의 총 연면적은 약 23만8000m²(약 7만2000평)이다. 이는 1·2·3공장의 전체 연면적의 총합인 24만m²(약 7만3000평)와 비슷한 수준이다. 4공장이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L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에 더해 송도 5·6공장의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2022년 착공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되고 있는 두 생산시설엔 2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회사는 이 같은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백신 및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시작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하는 등 바이오 분야 외연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2023년 CDMO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단 청사진을 그렸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4공장 조감도.(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4공장 조감도.(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처럼 빠르게 사업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꼽힌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 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꼽았다. 반도체와 같은 그룹 내 주력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CDMO 분야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선 바이오시밀러(의약품의 복제약) 분야를 공략 중이다. 두 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 시장에서 독자적 지위를 구축하겠단 청사진을 그렸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11일 만인 지난 8월24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CDMO 분야에선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2공장은 완전(full) 가동, 3공장은 근접(near-full) 가동이었다”며 “4공장의 건설 진척도는 약 3분의 1 정도이고 2022년 말 부분 가동이 예정돼 있는데, 중요한 것은 4공장에 대한 선 수주가 벌써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3000명 고용 창출 목표…시장 확대 적극 대응
셀트리온 역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송도에 3공장과 연구센터를 건설해 사업 역량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또 4공장 착공 준비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이 사업엔 1조5000억원이 쓰인다. 셀트리온은 오는 2024년까지 기반시설 건설을 마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송도 내 부지에 기공 발파를 시작으로 3공장 및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건립을 본격화했다. 3공장은 6만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연구센터는 연구개발(R&D)과 공정개발 및 임상을 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원스톱’ 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3공장은 기존 2공장 부지 내 대지면적 4700㎡(약 1500평)에 4층 규모로 건축 중이다. 연구센터는 2공장 인근 부지 대지면적 1만33㎡(약 3000평)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2공장은 2023년 5월, 연구센터는 2022년 7월 준공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3공장은 2024년 6월부터 실제 상업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3공장 완공 시 셀트리온은 기존 1·2공장 19만L에 더해 총 연간 생산량 25만L급 생산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3공장에는 7500L 규모 배양기도 총 8대 들어선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제품 수 증가에 따른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양기가 많아진다면 배치 간격도 짧아져 실제 생산량이나 매출 기여도 측면에서 기존 생산시설과 대등하거나 높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3공장 및 연구센터 건립에 따라 신규 고용 창출은 약 3000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구센터에는 이 중 2000명 규모의 전문 바이오 개발 인력들이 근무한다.

▲ 셀트리온 인천 송도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조감도.(사진=셀트리온)
▲ 셀트리온 인천 송도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조감도.(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여기에 더해 4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에 따른 조치다. 4공장 역시 인천 송도에 설립된다. 20만L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4공장 건립이 완료되면 셀트리온의 생산 능력은 국내에서만 45만L 규모, 해외까지 포함하면 총 60만L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3공장 및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건설을 본격화하며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보다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바이오의약품 연구 및 생산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생태계 발전에도 앞장서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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