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직원들의 반발에도 미국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에 재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최대 11조8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번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구글 등 세계적 빅테크 기업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3년 전 직원들의 반발로 진행을 멈췄던 미 국방부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7월 ‘합동 방어인프라 사업(JEDI)’을 대체할 새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합동 전투 클라우드 역량(JWCC)’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엔 10년간 약 100억 달러(약 11조80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멀티 클라우드를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 시스템에 도입해 군사력 증강 효율화를 가져가겠다는 것이 사업 핵심이다.

▲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 전경.(사진=픽사베이)
▲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 전경.(사진=픽사베이)

미 국방부는 지난 2019년 JEDI를 진행할 기업으로 MS를 낙점했으나 약 2년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MS 경쟁사인 아마존이 “자사에 적개심을 품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JEDI 사업자 선정과정에 개입했다”며 법적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결국 지난 7월 MS와의 JEDI 계약을 취소했다. 아마존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인공지능(AI)·클라우드 사업을 세계 각지에서 영위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JEDI 전면 취소에 따라 당초 목적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JWCC를 다시 기획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다수의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할 방침이다. MS·아마존의 참여는 유력시되고, 구글까지 수주 의지를 드러내면서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들 모두가 해당 사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EDI 수주 경쟁을 벌였던 MS·아마존과 달리 구글의 이번 JWCC 진출 의지는 IT업계에서 다소 의외란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지난 2018년 미 국방부의 ‘메이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직원 3100명이 반발하는 등 내홍을 겪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은 그간 JWCC 사업엔 관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메이블 프로젝트는 AI 이미지 인식기술을 통해 드론의 영상자료를 분석하는 사업이다. 당시 구글이 해당 사업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은 “구글 기술이 전쟁에 쓰이면 안 된다”며 “구글이 전쟁에 개입한다면 브랜드 이미지를 추락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구글 경영진은 이에 메이블 프로젝트를 2022년 3월까지만 진행하고 계약을 더 연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직원들의 반발을 잠재웠다. 구글은 이와 함께 AI기술을 살상용 무기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윤리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시장에선 구글이 JEDI 프로젝트 사업 수주를 위한 경쟁도 벌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사업 역시 입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이번 구글의 움직임을 두고 “JWCC 사업을 따내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구글은 JWCC 사업 입찰을 위해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재배정했다. 구글 대변인도 IT매체 <엔가젯>에 “입찰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JWCC 사업 수주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성과를 내기까지 변수는 남아있다. 구글 직원들이 이번에도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구글 노동조합은 이날 트위터에 “구글은 국방부와 함께 수익성이 좋은 계약을 계속 추구하고 있는데, 우리는 또 싸우고 이길 것”이라며 “구글의 노동 조건엔 윤리적 사항이 포함돼있고, 우리의 노동력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완전한 투명성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노동력이 폭력을 계속하게 하는 데 사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구글이 미국 국방부의 ‘합동 전투 클라우드 역량(JWCC)’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자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사진=구글 노동조합 트위터)
▲ 구글이 미국 국방부의 ‘합동 전투 클라우드 역량(JWCC)’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자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사진=구글 노동조합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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