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에서 기획했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세 번째 프로젝트 'H.O.T' 편은 방영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2001년 해체한 H.O.T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치도 상당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돌 그룹의 현재와 혹시 모를 재결합에 대한 기대가 투영된 것. 실제로 재결합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17여년만에 H.O.T의 완전체 무대를 볼 수 있었다. 무한도전의 토토가 시리즈 이후 1990년대와 2000년대 유행했던 국내 가요가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등 '레트로 현상'이 가속화되기도 했다. 

당시 유행했던 음악들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일부 제공되고 있지만, 몇몇 팬들은 그 시대 제작됐던 '뮤직비디오' 등 영상 콘텐츠를 통해 과거의 스타를 추억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공감대를 공유한 두 기업이 있었으니 '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다. 

▲ 리마스터링 된 '전사의 후예' 뮤직비디오. (사진=SMTOWN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리마스터링 된 '전사의 후예' 뮤직비디오. (사진=SMTOWN 유튜브 영상 갈무리)
어딘가 모르게 이질적인 두 기업이 만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H.O.T는 물론 S.E.S, 신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보아 등 인기 뮤지션들을 발굴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반면 유튜브의 경우 글로벌 동영상 기업으로 영상 기반 콘텐츠 사업과 유튜브 뮤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를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와 플랫폼을 운영중인 유튜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뮤직비디오 리마스터링'이다. 양사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유행한 음악의 뮤직비디오를 디지털 환경에 맞게 고품질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고화질로 만나는 뮤비 속 스타들
4일 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SM과 유튜브가 함께하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는 1990년대 및 2000년대 뮤직비디오를 새롭게 리마스터링해 유튜브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 날 오전 10시에 공개된 H.O.T의 '전사의 후예'를 시작으로 'SMTOWN'과 'SM STATION' 채널을 통해 S.E.S., 신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보아 등 다양한 히트곡 뮤직비디오를 고화질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 유튜브는 △오감엔터테인먼트 △지니뮤직 △콜랩아시아 △한국음반산업협회 △NHN벅스 등 유통사 및 기획사와의 협력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의 음악 외에 1990년대 댄스, 2000년대 댄스·힙합, 레전더리 여성 아티스트, 레전더리 남성 아티스트, 레전더리 발라드 등을 주제로 50여팀의 뮤직비디오를 순차 공개한다.  

▲ 뮤직비디오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카리나, 지젤, 이선정 유튜브 음악 파트너십 및 아태지역 아티스트 지원 총괄 전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유튜브)
▲ 뮤직비디오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카리나, 지젤, 이선정 유튜브 음악 파트너십 및 아태지역 아티스트 지원 총괄 전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이 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그리고 이선정 유튜브 음악 파트너십 및 아태지역 아티스트 지원 총괄 전무가 참여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와 '지젤'도 현장에 참석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는 이번 프로젝트의 공통적인 방향성에 대해 'K팝의 역사와 뿌리 찾기'로 잡았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K팝이 언제부터 시작됐고, 어떤 콘텐츠들이 있었는 지 조명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성수 대표는 현장에서 "뮤직비디오는 SM이 추구하는 모든 것이 담긴 소중한 자산이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SM의 헤리티지"라며 "유튜브와 협업을 통해 TV 등을 통해 공개됐던 300여편 이상의 리마스터링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는 전 세계 이용자들이 K팝의 역사와 기원에 대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선정 전무는 "유튜브가 이번 미션에서 맡은 역할은 보다 많은 K팝 아티스트들이 전 세계 이용자에게 다가가도록 돕는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접하는 최신 콘텐츠가 K팝 역사의 절반이라고 본다면 숨겨진 나머지 반절을 보여드리면서 K팝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에스파'가 선보일 'Dreams Come true'?
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더 널리 알리고자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다. 오는 12월 공개되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도 공동 마케팅의 일환이다. 

해당 콘텐츠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인 '에스파'가 S.E.S. 히트곡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의 음원·뮤직비디오·퍼포먼스를 재해석해 선보이는 과정을 담아낼 예정이다. 원곡 Dreams come true의 경우 공상과학(SF) 장르를 연상케 하는 뮤직비디오 배경과 특유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노래로 평가받고 있다. 'SM 컬쳐 유니버스'(SMCU)의 시작을 알리는 에스파만의 드림스 컴 트루가 유튜브를 통해 독점 공개될 예정이다. 

▲ 왼쪽부터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카리나, 지젤, 이선정 유튜브 음악 파트너십 및 아태지역 아티스트 지원 총괄 전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유튜브)
▲ 왼쪽부터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카리나, 지젤, 이선정 유튜브 음악 파트너십 및 아태지역 아티스트 지원 총괄 전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이 날 현장에서 에스파 멤버 카리나는 "어릴 때부터 S.E.S. 선배님들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이번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로 명곡을 재해석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영광"이라며 "최근 바다 선배님께서 넥스트 레벨을 커버해 주셔서 감동이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로 보답하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에스파 멤버 지젤은 "히트곡을 재해석하는 만큼 원곡을 살리면서도 에스파만의 색을 추가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재해석한 곡이 나와 원곡도 함께 주목받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