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유경아 기자)
▲ (그래픽=유경아 기자)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의 결제대행·은행업 등 금융권 침투율이 높아지자 금융사들이 모바일 앱의 트래픽 향상을 위해 '재미' 요소를 찾아 나서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찾는 은행권의 핀테크·스타트업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지만 빅테크와 경쟁하기엔 이미 많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분기 실적 발표를 한 주요 금융지주들은 모두 향후 이뤄질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 등의 방향성을 '핀테크'와 '스타트업'으로 내다봤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 생태계 진입이 가속화하는 상황이지만 '금융'이라는 콘텐츠만으로는 이들 기업을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트래픽 플랫폼 구현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나 지분투자 등으로 '재미'있는 요소를 더해 이용자들의 금융 앱 이용량을 늘려보겠다는 복안이다. 내년부터 선보일 다양한 서비스들을 위해선 자체적인 기술과 역량만으론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런 기류는 금융지주회사들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두드러지게 제시됐다.

지난달 26일 신한금융지주는 유튜브와 줌으로 진행한 3분기 실적 IR 컨퍼런스콜에서 배달 주문 플랫폼(배달앱)과 헬스케어 관련 '건강앱'을 내년 초에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성용 신한지주 최고디지털책임자(CDO) 겸 신한DS 대표는 “신한지주가 추구하는 트래픽 플랫폼은 아무리 금융으로 만들어 내려고 해도 카카오나 네이버보다 재미있게 만들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 CDO는 “파트너십 구현으로 트래픽 플랫폼을 위한 얼라이언스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더존비즈온 지분 매입이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재혁 하나금융그룹 CSO는 “모바일금융플랫폼 쪽 투자를 통해서 생태계 변화에 대한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모빌리티나 건강 등의 분야에서 제휴화를 추진하고 있고 투자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정문철 KB국민은행 CFO는 “성장기업 플랫폼기업으로 전략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고, 이창권 KB금융그룹 CSO도 “앞으로 미래 금융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핀테크 기업이나 혁신기술 보유 스타트업 투자 지분참여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빅테크에게 주도권을 이미 뺏긴 상황에서 다른 플랫폼과 '재미' 경쟁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은행들의 플랫폼 경쟁력이 빅테크와 차이가 벌어질 대로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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