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NHN이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뛰어든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WEMIX)와 협업하는 형태로 접근해 자체적으로 관련 라인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스포츠와 고포류(고스톱 포커 종류)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던 NHN이 블록체인에서 가능성을 찾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블록체인, 게임 사업 '구원투수'로?
NHN의 게임 사업 전략은 올 3분기 실적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해당 기간 NHN의 게임 사업 부문 매출은 95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0% 늘었다. 최근 1년간 분기 매출로 보면 정점을 찍었던 올 1분기 매출 1116억원 이후 2분기에 869억원으로 하향세를 겪다 다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PC 온라인게임의 경우 '한게임포커 클래식'의 PC·모바일 계정연동 효과가 지속됐는데 추석 연휴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게임 역시 웹보드 강세의 영향과 함께 '라인디즈니쯔무쯔무'의 '디즈니 트위스트 원더랜드' 콜라보레이션 등으로 전분기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부족한 라인업이 숙제로 남았다. 현재 NHN은 웹보드 게임 외에 '킹덤 스토리', '크루세이더 퀘스트', '컴파스' 등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흥행 타이틀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특히 게임 사업은 '결제·광고'(페이코 포함)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꾸준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필요한 상황이다. 게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한 것도 라인업 확보가 뒷받침돼야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외부활동 위축에 따라 고포류 게임이 수혜를 받았으나, 관련 변수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도 주 요인이다. 

▲ NHN 판교 사옥. (사진=NHN)
▲ NHN 판교 사옥. (사진=NHN)
NHN은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인기 콘텐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이어가는 한편 지난달 위메이드트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논의중인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위메이드가 지난달 25일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흡수하는 한편 위믹스를 블록체인 게임의 기축통화로 하는 게임 100개 출시를 목표로 세운 만큼 NHN과의 협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위믹스 기반 '플레이 투 언'(P2E) 비즈니스 모델을 반영한 '미르4' 글로벌 버전을 출시한 이후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위믹스는 미르4 글로벌 버전 출시 전 월 거래금액이 7달러에 불과했지만 관련 게임 서비스 이후인 9월에만 2905만5135달러를 거둬들였다. 

NHN은 그동안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 사업을 검토했지만 규제 및 서비스 환경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위메이드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협업 및 자체 라인업 구축에 이르는 장기적 플랜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이 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NFT 및 P2E 게임 사업에 대해) 내부 검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규제와 이용자 접근성의 한계 떄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있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위메이드가 거둔 성과를 봤고, 현재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스포츠 분야 등 기존에 NHN이 강세를 보였던 장르부터 개발하면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이) 내년 중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N는 위메이드와의 협업을 통해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NFT 등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을 공개할 예정이다. 관련 계획이 구체화될 경우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드되는 NHN 게임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슈팅 RPG '프로젝트 나우'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여부가 거론됐다. 

▲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와 NHN. (사진=NHN)
▲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와 NHN. (사진=NHN)
이 외에도 NHN은 일본 유명 게임인 '드래곤 퀘스트' IP를 기반으로 한 캐주얼 퍼즐 게임 '드래곤퀘스트 캐시캐시'를 다음달 1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건즈업' IP를 활용한 동명의 모바일 슈팅 RPG도 준비중이다. 

NHN은 신작 라인업을 소개하면서 준비중인 모든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우진 대표는 "말씀 드린 신작 게임 라인업 외에 일본 유명 IP를 활용한 PvPvE 대전 게임이 있는데 컴파스와 유사한 장르로, 현지에서 활발하게 개발 중"이라며 "언급한 게임은 모두 NFT 방식이 아닌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 다만 NHN이 강점을 가진 장르에 대해서는 위믹스 플랫폼을 활용한 글로벌 진출을 심도있게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NHN은 올 3분기 매출 4725억원, 영업이익 279억원, 당기순이익 4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4.8%, 18.6%, 38.7%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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