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왼쪽부터)강순기 경호초등학교 교사, 김기범 여천초등학교 교사, 김상현 소라초등학교 교사가 9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수상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정두용 기자)
▲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왼쪽부터)강순기 경호초등학교 교사, 김기범 여천초등학교 교사, 김상현 소라초등학교 교사가 9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수상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정두용 기자)

“도움반(발달지연·장애 등의 학생을 모은 학급) 친구들까지 함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교실’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장소·시간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이 이런 교육 현장을 만들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강순기 경호초등학교 교사를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만났다. 그는 김기범 여천초등학교 교사, 김상현 소라초등학교 교사와 ‘디자인씽킹공작소(공작소)’란 팀을 꾸리고 <인공지능(AI) 융합 ‘폐각 활용 물분해 실험장치’ 및 에듀테크 콘텐츠 개발> 작품을 선보였다.

공작소 팀이 선보인 실험장치와 교육 콘텐츠는 두 가지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물분해 실험 장치는 교육과정에서 버려지는 굴껍질을 활용해 친환경적이다. 에듀테크 콘텐츠는 도움반은 물론 영재 학생까지 아우를 수 있어 다양한 교육 현장에 접목이 가능하다. 학생들이 실험을 진행하며 궁금한 점을 인공지능(AI) 챗봇으로 해결하고, 메타버스 플랫폼(제페토)을 통해 학생이 직접 실험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강 교사는 “에듀테크 콘텐츠의 경우 물분해 실험장치뿐 아니라 다른 교육에도 접목·응용이 가능하다”며 “모션·음성 인식 기능도 갖추고 있어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충분히 실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과학전람회는 1949년부터 과학인구 저변 확대와 전 국민 과학화를 위해 매년 열리는 대회다. 전국체전·전국미술대전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전국대회로 자리 잡았다. 1~9월까지 전국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엔 △물리 △화학 △생물 △지구·환경 △산업·에너지 등 5개 부문 2308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중 총 294점이 전국본선대회 작품으로 선정됐다.

학·연·산 전문가 45인으로 구성된 심사협의회는 △창의·탐구성 △이론적 타당성 △실용성 △노력도를 기준으로 대통령상(2점), 국무총리상(2점), 최우수상(10점) 등 수상등급을 결정했다. 평가·수상은 교원부와 학생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 이미혜 한국화학연구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정두용 기자)
▲ 이미혜 한국화학연구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정두용 기자)

이미혜 한국화학연구원장(심사협의회 위원장)은 공작소 작품에 대해 “물분해 실험장치의 교육적 활용을 위해 학습자 중심 교육 콘텐츠를 접목, 학생의 과학적 호기심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챗봇·레고 블록형 실험장치·사물인터넷(IoT) 앱 등 학생용 교육자료를 일선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공작소 팀은 교사 업무를 진행하며 시간을 쪼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스스로의 노력이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개발에 몰두했다. 강 교사는 “도움반 친구들을 함께 가르치는 통합학급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 모든 교육 과정에 모든 학생이 함께하기엔 벅찼다”며 “융합 교육과정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어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학생들을 생각하며 개발을 진행했다”고 했다.

강 교사는 지난 2018년 ‘소프트웨어(SW) 융합 실험설계에 기반한 학습자 능동형 화학실험장치 개발 및 적용’이란 주제로 과학전람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융합교육에 대한 대안을 찾던 중 최근 교육 분야에서도 대두되고 있는 AI·메타버스의 장점이 눈에 들어온 이유다.

공작소 팀이 개발한에튜테크 콘텐츠는 교육 연속성도 확보했다. 김 교사(소라초)는 “지금은 폐각 활용 물분해 실험장치 위주로 콘텐츠가 적용된 형태지만 이를 초중고 교육과정 중 관련 있는 내용을 통합하는 식으로 적용도 가능하다”며 “지속가능한 플랫폼 형태라는 점도 장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과학전람회 학생부 대통령상은 ‘암소쏘리벗알라뷰(I Am Sorry but I love you)’ 팀의 <정색반응 분석을 위한 IAS 제작 및 활용에 관한 탐구> 작품이 수상했다. 충북과학고등학교 2학년 김도율·김연욱·정광혁 학생이 선보인 이 작품은 실시간으로 반응속도 상수 측정 및 화학반응 차수를 분석할 수 있다. 색상·명도·채도에 따른 반응 속도를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이미지 분석 시스템이 적용됐다. 또 실험 결과를 코딩화해 데이터화시킬 수도 있다.

▲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충북과학고등학교 2학년 김도율·김연욱·정광혁 학생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수상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정두용 기자)
▲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충북과학고등학교 2학년 김도율·김연욱·정광혁 학생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수상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정두용 기자)

이 화학연구원장은 “화학반응 차수를 실시간으로 가시화한 연구로서 창의성과 노력성이 매우 우수했다”며 “프로그램 코딩을 이용해 데이터화하고 반응 속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도 학생들의 작품으로서 굉장히 우수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무총리상에는 △학생부에서 ‘스윙 마이(Swing My) 근근팀’(충북과학고등학교 1학년/노수빈·이승환·안연수 학생)의 <사람마다 그네를 다르게 타는 이유는? 무게중심 위치에 따른 최적의 그네타기 전략 탐구> 작품이, △교원부에서는 ‘슬기로운 탐구생활팀’(박혜정 순천남산초등학교·박승현 동산초등학교 교사)의 <참다슬기의 서캐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에 관한 연구> 작품이 각각 선정됐다. 이번 대회의 우수작품들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이달 말까지 볼 수 있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일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개최된다.

이 대회를 주관한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도전적인 연구를 함으로써 창의적인 과학탐구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학생들이 본 대회를 통해 미래인재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정두용 기자)
▲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제67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정두용 기자)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