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화성에 도착한 미니 헬리콥터 인제너티(Ingenuity)가 지금까지 총 15회의 비행을 완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나사(NASA)가 당초 예상했던 5회 비행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9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아르스테크니카> 등 외신에 따르면 인제너티는 화성의 가혹한 대기 환경에서도 기대 이상의 비행 성능을 자랑 중이다. 화성 표면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1.5% 수준, 이곳의 비행은 에베레스트산의 3배 높이를 나는 것과 맞먹는 난이도를 갖는다.
인제너티는 착륙 초기 단 한 번의 비행으로 최대 625m를 비행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누적 비행 거리는 3km다. 나사가 화성탐사선 페르세반스에 인제너티를 실어 보낸 이유 중 하나가 화성 내 비행 가능성을 연구하기 위함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인제너티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9월 대기 밀도가 1%까지 낮아지는 화성의 여름이 닥쳤을 때 나사 연구진들은 인제너티의 날개 회전 속도를 초당 2500회에서 2800회로 늘려야 했다. 이후 첫 비행은 실패했지만 제어 모터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최근 화성 표면을 400m나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나사는 이제 인제너티가 추락하지 않는다면 몇 번의 추가 비행을 통해 처음 화성에 착륙했던 지점으로 복귀시킬 계획이다.
또한 나사는 인제너티의 성공을 통해 저밀도 대기권 정찰 임무 수행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인제너티는 비행 탐사 중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지형, 화성 탐사선이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평평한 경로들을 찾아냈다.
나사는 앞으로 더 많은 헬리콥터를 여러 행성에 발사하려 한다. 이미 '드래고니티(Dragonity)'라는 이름의 우주 탐사용 헬리콥터를 개발 중이며 2027년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향해 쏘아 올릴 예정이다. 드래고니티는 메탄이 풍부한 타이탄에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탐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