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 요청 반도체 자료를 제출했다. 미국 상무부는 검토 후 SK하이닉스 측 일부 자료를 연방 관보 사이트에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반도체 시장의 중요성과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칩 부족 현상과 관련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연방 관보 사이트(regulations.gov)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에 2개 공개 자료와 2개 기밀 자료를 제출했다. 2개 공개 자료는 엑셀 파일 1개와 논평 파일 1개로 구성됐다. 논평 파일은 14개 질문에 대한 답으로 구성됐다.

여러 차례 ‘미국 시장 중요성’ 강조

SK하이닉스는 논평 파일에서 미국 시장이 자사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질문 A(Question A) 카테고리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질문 A 카테고리는 반도체 공급망 내 역할을 설명하라는 내용이다.

SK하이닉스는 질문 A 답변으로 9개 문단 분량을 기재했다. 첫번째 문단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 시장 중요성을 강조하는 답변으로 채워졌다.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보다 미국 시장 중요성을 설명하는데 집중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본사가 위치한 한국을 제외하면, 미국은 SK하이닉스 운영과 비용 지출의 핵심이 되는 지역”이라며 “미국에 본사를 둔 공급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IHS 마킷 자료를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미국 일자리 생산에 기여한다는 등 직접적인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 IHS 마킷 인용 자료. (자료=regulations.gov)
▲ IHS 마킷 인용 자료. (자료=regulations.gov)

질문 A 답변 마지막 문단에서는 미국에서 진행되는 각종 반도체 생태계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년간 미국 13개 주요 대학과 반도체 연구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또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연구 업체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제품은 반도체 쇼티지 원인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메모리’가 반도체 칩 부족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전했다. 생산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지난 5년 간 재고 수준도 특별한 변화 없이 일정한 추세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질문 E, 질문 F 답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질문 E 답변에서 “어떤 생산 지연이나 병목 현상도 경험하지 못했다”고 짧게 답했다. 질문 F 답변에서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를 인용하며 “지난 5년 간 재고 수준은 매출, 웨이퍼 생산 능력과 함께 점진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SK하이닉스 매출, 웨이퍼 생산량, 재고 수준 추이. (자료=regulations.gov)
▲ SK하이닉스 매출, 웨이퍼 생산량, 재고 수준 추이. (자료=regulations.gov)

수요가 생산 능력을 넘어서면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질문 I를 두고서는 “메모리 제품 대부분은 대체가 가능한 상품(commodity products)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수급 변화 대응이 수월하다”고 답했다. 고객사 입장에선 SK하이닉스가 아니더라도 다른 업체에서 구매 가능하기 때문에 쇼티지와 관련 없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초과 생산(excess capacity) 계획을 묻는 질문에 사실상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고정비가 상당히 높아 과잉 설비는 불필요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업체가 생산 능력을 꽉 채우지 못하는 게 메모리 시장 쇼티지 이슈로 이어진 적 없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답변을 마치며 재차 “메모리 제품은 고객사 칩 부족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 입안자나 산업 참여자가 창의적인 해법(creative solutions)을 찾는 것은 이해하지만 초과 생산(excess capacity)을 장려하거나(incentivizing) 강제하는(forcing)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라고 설명했다.

▲ DRAM 자급률(공급/수요) 추이. (자료=regulations.gov)
▲ DRAM 자급률(공급/수요) 추이. (자료=regulations.gov)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