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엔씨소프트가 최근 영입한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공식 석상에 앞세웠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는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내세우는 한편 사업전략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6일 신규 임원 인사를 통해 홍원준 CFO 영입 소식을 전했다. 지난 2월 윤재수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퇴임하며 생긴 공백을 메우는 한편 글로벌 시장 전략을 보다 구체화하는 인사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홍원준 CFO는 모건스탠리(홍콩), 샌토러스 캐피탈(영국)을 거쳐 USB 증권(한국) IB 부문 대표직을 역임하며 국내외 투자 및 재무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엔씨소프트 입사 전까지 재직했던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투자 부문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홍원준 CFO의 역량이 더해질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매출 및 리니지 IP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는 다변화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신작 '리니지W' 출시와 맞물려 기존 서비스 게임의 글로벌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홍원준 CFO의 해외 비즈니스 역량이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사업 전략으로 확대될 지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11일 홍원준 CFO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며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 제고'를 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홍원준 CFO는 "엔씨소프트가 명실상부하게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려고 하는 중요한 시기에 있다"며 "이 시기에 CFO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많은 책임을 느끼고 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사진=엔씨소프트)
▲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사진=엔씨소프트)
그는 엔씨소프트의 주요 글로벌 사업 계획 중 하나로 '블록체인 게임'을 꼽았다. 내년 중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과 블록체인이 결합된 새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국내에서는 '사행성' 등의 이유로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해 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아이템 거래 등으로 돈을 벌며 플레이 한다는 뜻의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P2E)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게임을 출시한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원준 CFO는 "엔씨소프트는 내부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NFT와 블록체인 적용을 준비해왔고, 내년 중 관련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P2E 비즈니스 모델도 게임 및 퍼플 플랫폼, 이렇게 양방향에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홍원준 CFO는 "다만 향후 제기될 수 있는 위험이나 비판 요소가 있을 수 있기에 관련 요인을 어떻게 관리하며 설계할 지 내부 논의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엔씨소프트의 크로스서비스 플랫폼 '퍼플'을 NFT·블록체인·글로벌 게임 커뮤니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장기적 전략을 수립했다.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통한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게임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형태를 계획한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검토가 끝나는 대로 자체 코인도 발행해 유저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것이라는 계획도 언급했다.

홍원준 CFO는 "NFT와 P2E 모델의 성공 요인은 경제 시스템 안에서 참여자들이 다양한 재화를 어떻게 활용할 지 잘 관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도입만으로 성공할 것이란 생각은 없지만 가상자산을 재화로 획득하고 교환하는 개념은 엔씨소프트가 초기부터 선도적으로 이끈 노하우다. 운영 노하우가 성공의 열쇠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리니지W. (사진=엔씨소프트)
▲ 리니지W. (사진=엔씨소프트)
또 하나의 글로벌 사업 전략은 신작 '리니지W'를 비롯한 게임 서비스 지역 확대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내년 북미·유럽 지역에 리니지W를 출시할 계획이다. PC와 콘솔 버전으로 제작하고 있는 '프로젝트TL'는 엔씨소프트의 본격적인 글로벌 공략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원준 CFO는 "프로젝트TL은 현재 출시 단계에 도달했다"며 "안정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내년 하반기 출시 예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컨퍼런스콜을 종합하면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서 나올 예정이다. 이는 수익 다변화를 통한 국내 및 특정 IP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올 3분기 실적 가운데 지역별 구성을 보면 전체 매출 5006억원 가운데 한국이 337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대만 지역은 675억원으로 집계됐고 북미·유럽과 일본은 각각 243억원과 360억원으로 나타났다. 

게임별 매출로 봐도 여전히 '리니지M'(1503억원)과 '리니지2M'(1579억원)에 편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월 26일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의 경우 2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내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 엔씨소프트 2021년 3분기 게임별 매출. (사진=엔씨소프트 IR북 갈무리)
▲ 엔씨소프트 2021년 3분기 게임별 매출. (사진=엔씨소프트 IR북 갈무리)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최근 P2E 모델의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용이한 데다, 리니지W 출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감식) 우려도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홍원준 CFO는 "엔씨소프트의 가장 큰 변화는 향후 나올 모든 게임이 글로벌 동시 출시하는 점"이라며 "앞으로 엔씨소프트는 모바일·PC·콘솔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과 글로벌 시장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 매출 5006억원, 영업이익 963억원, 당기순이익 9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4%, 56%, 35% 감소한 수치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