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컴라이프케어가 판매하는 황사방역용 마스크(사진=한컴라이프케어)
▲ 한컴라이프케어가 판매하는 황사방역용 마스크(사진=한컴라이프케어)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의 보건용 마스크 사업 축소로 인해 올 3분기 실적이 감소했다.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를 여전히 숙제로 안고 있는 모습이다.

한컴은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817억원, 영업이익 3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9%, 75.8% 감소한 수치다.

자회사를 제외한 한컴 본사 별도기준으로는 매출액 269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기록해 각각 7.3%, 31.7%의 성장을 달성하며 최근 3개년 간 매분기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이어갔다. 특히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은 848억원으로 5.3%, 영업이익은 321억원으로 29.1% 상승했다. 이러한 성장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국내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신규고객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자회사 연결 기준으로는 역성장 성적표를 면치 못했다. 한컴라이프케어의 경우 지난해 급증했던 보건용 방역마스크 사업을 대폭 축소함에 따라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 786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연간 매출액 1518억원, 영업이익 387억원에 비하면 저조한 규모다.

한컴라이프케어의 보건용 마스크 생산능력(케파)은 연간 6000만장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폭증에 따른 특별조업으로 7400만장을 생산, 가동율이 123%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3분기까지 2600만장을 생산해 가동율이 43%로 뚝 떨어졌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한컴MDS는 미래사업투자를 위한 M&A(인수합병)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증가로 이익이 감소했다. 한컴MDS의 연결자회사인 한컴인텔리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프론티스'의 지분 55%를 지난 7월 인수한 바 있다.

한컴은 특수 소멸에 대응해 생산 품목 및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려 한다.

우선 한컴 본사는 '한컴오피스'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SW)를 클라우드 분야까지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한컴은 클라우드 기반 협업도구 사업을 영위하는 NHN두레이와 손잡고 공공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협업해 웹오피스 제품인 '아마존 워크독스', 업무협업 플랫폼 '한컴웍스'를 출시했다.

한컴MDS와 데이터 웨어하우스(DW) 사업 협력을 맺은 스노우플레이크가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선 점도 긍정적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기업에 맞춤형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워렌 버핏이 투자한 기술주이기도 하다.

한컴 관계자는 "협력기업간 파트너십 구축, 외부인재 영입 등 공격적인 혁신을 통해 메타버스 및 B2C 중심의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신사업 성과들을 가시화할 것"이라며 "연결종속사인 한컴MDS도 올해 인수한 메타버스, 헬스케어 기업들을 통해서 신사업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산업용 마스크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컴라이프케어 내부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 산업용 마스크 시장의 전체 규모가 1715억원, 잠재 시장 고려 시 총 시장규모가 약 28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안면부여과식 마스크를 제외한 846억원 시장을 신규 목표시장으로 삼고 있다. 한컴라이프케어 측은 "3M을 제외하면 주도적인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빠른 시장진입 및 일정 수준의 시장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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