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차세대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가칭) 출시가 다가오면서 기기에 들어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200’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스마트폰에 들어갈 부품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칩셋에서 가장 확실한 건 AMD의 RDNA2 아키텍쳐 기반 GPU(mRDNA)가 탑재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지난 6월 리사 수 AMD CEO가 컴퓨텍스 행사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다. 삼성전자로선 그간 엑시노스 AP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됐던 ARM ‘말리’(Mali) GPU의 낮은 성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 트위터 팁스터 '트론'은 엑시노스2200의 GPU 벤치마크 성능 결과 전작 대비 최대 성능이 34% 개선된다고 주장했다.(사진=트위터 '트론' 갈무리)
▲ 트위터 팁스터 '트론'은 엑시노스2200의 GPU 벤치마크 성능 결과 전작 대비 최대 성능이 34% 개선된다고 주장했다.(사진=트위터 '트론' 갈무리)

관련해 지난 10일 IT 정보 유출자(팁스터) ‘트론’(@FrontTron)이 공식 벤치마크 성능이라며 내놓은 결과가 눈에 띈다. 그에 따르면 엑시노스2200의 GPU 성능은 전작 엑시노스2100보다 최대 성능은 31~34%, 지속 성능은 17~20%가량 앞선다.

이 같은 결과는 앞서 지난 8월 트론이 유출한 GFX벤치 결과, 즉 맨하탄3.1과 아즈텍으로 구현한 개발용 베타버전 테스트보다 지속 성능 측면에서 다소 개선된 수치다. 갤럭시S21 시리즈에서 거론됐던 쓰로틀링(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갤럭시S22의 GPU가 AMD와 퀄컴의 싸움이라면, CPU는 삼성과 퀄컴 또는 삼성 자신과의 경쟁이 되고 있다. 갤럭시S22에 탑재되는 엑시노스2200과 퀄컴 스냅드래곤898의 CPU가 ARMv9에 구성까지 동일하며, 두 칩 모두 삼성 파운드리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 퀄컴 스냅드래곤 AP.(사진=퀄컴)
▲ 퀄컴 스냅드래곤 AP.(사진=퀄컴)

이 경우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는 설계 방식과 공정 미세화 수준으로 나눠진다. 엑시노스2200은 4나노미터 1세대(LPE), 스냅드래곤898은 5나노미터 2세대인 4LPX 노드를 따른다. 미세공정만 놓고 보면 엑시노스2200이 좀 더 유리할 법한 상황이다.

다만 어느 쪽이 앞서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지난 9월 엑시노스2200 칩셋을 탑재한 ‘SM-S906B’라는 모델 번호의 긱벤치(GeekBench) 벤치마크가 유출됐었는데 싱글코어 1073점, 멀티코어 3389점으로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나타냈다.

지난 11일에는 스냅드래곤898이 탑재되는 ‘SM-S906U’의 벤치마크 결과도 등록됐다. 싱글코어는 1163점, 멀티코어는 2728점으로 SM-S906B에 비해 싱글코어는 높았지만 멀티코어는 크게 낮았다.

이런 결과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단계에서의 측정이며, 클럭을 의도적으로 낮게 조정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어느 쪽이 우위에 있다고 보긴 쉽지 않다. 다만 확실한 건 애플의 아이폰13 시리즈에 탑재되는 A15 바이오닉 칩셋에 비해선 두 제품 모두 성능 면에서 따라잡기 쉽지 않아보인다는 점이다.

▲ 삼성전자 엑시노스 AP.(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엑시노스 AP.(사진=삼성전자)

그리고 성능보다 더 큰 ‘뇌관’은 수율(양품 비율)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최근 한 팁스터로부터 시작된 논란이 국내 IT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데, 갤럭시S22 시리즈의 국내 출시 모델에 엑시노스2200이 아닌 스냅드래곤898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이유는 바로 수율 때문이다. 엑시노스2200은 삼성 파운드리의 4LPE 노드에서 제작되는데 현재 수율이 채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조 생산성과 직결되는 수율이 낮다는 건 성능에도 영향을 주지만 칩셋을 필요한 만큼 생산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에 들어가는 AP 전량을 스냅드래곤 865에 의존한 바 있다. 이에 몇몇 외신은 갤럭시S22에서도 S20처럼 엑시노스가 들어가지 않거나 최소한 국내 제품은 엑시노스가 아닌 스냅드래곤이 탑재될 것이란 주장을 내기도 했다. IT 외신 <노트북체크(NotebookCheck)>는 엑시노스2200이 4나노 공정상 수율 문제로 오로지 유럽과 러시아에 팔리는 갤럭시S22 시리즈에만 탑재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엑시노스2200이 실제로 수율 문제를 겪고 있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엑시노스 신작과 AMD의 GPU를 경험하기 어려울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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