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올해 3분기 누적 애플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애플향 연간 매출과도 거의 차이가 없다. 업계는 아이폰12, 13 판매량 호조와 경쟁사 부진이 LG이노텍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LG이노텍은 15일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했다. 분기보고서 내 연결재무제표 주석에는 주요 고객과의 매출액 현황을 공개했다. LG이노텍은 주요고객 A 거래에서 올해 3분기 누적 6조43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요고객 A는 애플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4868억원)과 비교해 84.5%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애플향 연간 매출(6조4618억원)과도 거의 차이가 없다. LG이노텍은 올해 상반기까지 애플향 누적 매출 3조6991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하면 3분기(7~9월)에만 2조7375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셈이다. 아이폰13 출시를 고려해도 엄청난 실적이다.

LG이노텍 측은 고객사 관련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크게 2가지 이유를 꼽는다. 먼저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미국 회계기준 4분기) 애플 매출은 834억달러(약 97조5000억원)다. 월가 컨센서스(85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아이폰 판매량은 1년 전과 비교해 47% 증가했다.

더군다나 아이폰13 전 모델에는 사진 촬영 시 흔들림을 방지하는 센서시프트가 탑재됐다. 센서시프트는 LG이노텍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지난 10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용 트리플 카메라, 3차원(3D) 센싱 모듈 등 고성능 카메라 모듈 신제품의 공급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쟁사 부진도 LG이노텍에 호재로 작용했다. LG이노텍은 애플향 센서시프트 등 고부가 부품 부문에서 일본 샤프와 경쟁하고 있다. 샤프는 카메라 모듈 등 생산 공장을 베트남에 두고 있다. 지난 9월 코로나19로 베트남 공장이 셧다운 됐고, 애플에 납품하던 카메라 모듈 물량 중 일부를 LG이노텍에 넘기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 재개 이후에도 수율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경쟁사 부진이 LG이노텍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9일 리포트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경쟁사의 카메라 모듈 생산 차질 영향이 주요하다. 최근까지도 경쟁사는 센서시프트 OIS 양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 고객사내 공급 점유율은 동사 50~60%, 경쟁사 40~50%이나, LG이노텍의 추가 점유율 확대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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