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 미니'(사진=애플)
▲ 애플의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 미니'(사진=애플)

전 세계적으로 사람의 손과 밀착해 있는 애플 제품이지만 거실까지는 장악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애플이 야심차게 영입한 홈 서비스 책임자는 2년을 분투했지만 별다른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사임했다.

15일(미국 현지시간) 애플 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Apple Insider)>에 따르면 샘 자달라(Sam Jadallah) 애플 홈 서비스 책임자는 지난 주말 자신의 링크드인 계정을 통해 "오래 지속될 우정,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과 가정들을 위한 새로운 능력을 빚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애플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자달라는 실리콘 밸리 생태계로 돌아가는 것이 흥분된다고도 덧붙였다.

자달라는 애플에 입사하기 전 스마트락(디지털 잠금장치) 회사 오토(Otto)를 이끌었다. 이 회사는 물리적 키나 숫자 패드 없이 블루투스 연결로 스마트폰을 감지해 작동하는 방식의 스마트락을 팔았는데, 가격이 700달러(약 82만원)에 달했다. 미니멀리즘적인 외부 디자인이 돋보였지만 비싸다는 평가도 함께 받았다.

그의 경력에 주목한 애플은 스마트홈 사업과 홈킷 개발을 이끌기 위해 2019년 제달라를 고용했다. 이후 제달라는 2년 동안 애플의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HomeKit)'의 신기능 도입을 비롯해 스마트홈 연동 표준 규격 '매터(Matter)'에 대한 타 기술회사와의 협력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고급형 인공지능 스피커를 표방하는 애플 '홈팟(HomePod)'을 살리지는 못했다. 정가를 349달러(약 41만원)에서 299달러(약 35만원)로 낮춰 자존심을 꺾었지만 홈팟은 결국 올 3월 단종된다. 그 대신 지난해 99달러(약 12만원)에 출시한 소형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 미니'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업계에선 애플이 반등을 꾀하기 위해 홈팟과 애플TV를 통합한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재는 애플TV도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중이다. 스트리밍 검색 업체 저스트워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애플TV+의 미국 OTT 시장 점유율은 3%에 그쳤다. 두 제품을 합쳐서 시너지가 나올지, 아니면 모두 더욱 악영향을 받을지 미지수다.

<애플인사이더>는 최근 보도를 인용해 "애플 엔지니어들은 애플TV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라며 "홈팟과 함께 애플의 가정용 하드웨어는 아마존, 구글 등 경쟁사들에 뒤쳐져 왔다"고 평했다.

이어 "애플의 가정용 제품 전략의 다음 진화는 홈팟과 애플TV의 결합이 될 수 있다"며 "자달라의 퇴사가 그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는 그것이 애플 엔지니어들의 애플TV 비관론과 관련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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