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집중포화를 맞았던 카카오가 ‘수수료 제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판매자에게 입점·연동 수수료를 받지 않는 개방형 상거래 플랫폼을 카카오톡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톡 채널’로 유입되는 온라인 점포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이날 카카오의 설명을 종합하면, 오픈 플랫폼은 상품 원부(DB)의 위치와 상관없이 카톡에서 ‘쇼핑몰’을 손쉽게 개설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국내서 유통되는 각종 상품을 판매·전시하고 주문서를 만들 수 있고 기존 상점을 카카오에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점은 명확하다. 카톡 안에서 로그인 없이 간편구매를 할 수 있어 고객 이탈을 줄일 수 있다. 구독·정기구매 알림 서비스도 어렵지 않게 붙일 수 있다. 이용자들의 ‘데이터’도 각 판매자들과 공유한다. 이 CBO는 “모든 과정에서 파트너들의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겠다. 비즈니스에 필요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오픈하고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거래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제공해 상점이 ‘채널친구’를 기반으로 고객관계관리(CRM)를 직접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입점·연동 수수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이 CBO는 “브랜드와 소상공인 모두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되며 보다 쉽게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톡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던 기존 거래형 서비스들은 주문·배송·환불 등 구매경험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통일시킬 계획이다.
당분간 카카오는 수수료·거래액보다는 판매자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카카오톡 광고형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2% 성장했다. 광고형 매출은 비즈보드(카톡 광고판)·톡채널·싱크(간편 회원가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 가운데 비즈보드·톡채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3%, 64% 늘어나는 등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비즈보드는 2019년 출시 이후 올해까지 6배, 채널 메시지는 3.5배 성장했다. 추후에는 카톡 안에 차려진 ‘온라인 점포’들에게 마케팅·광고·솔루션 등 각종 상품을 제공해 매출 증대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카카오는 카톡 채널 프로필을 조작해 사칭·피싱 등에 악용하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카카오 인증서’를 활용해 ‘인증된 사업자’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제품 AS 등에 필요한 정품·구매 인증카드는 블록체인 형태로 이용자의 톡 지갑에 소장할 수 있게끔 만들어 고가의 물건도 카톡을 통해 구매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다.
톡 채널에서 보내는 메시지도 고도화한다. 이 CBO는 “좀더 선별적으로 (카톡이) 공해가 되지 않도록 자동화하고 개인화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내용으로 정확한 대상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으로 바꾸겠다”며 “이용자들은 앞으로 꼭 필요한 메시지만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성장 기반을 만들어준 이용자와 파트너 분들과 함께 가지고 있는 것들을 만들고 나누고자 한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