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령탑이 교체된다. 17일 네이버는 정기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이에 따라 한성숙 대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4년 만에 조기 퇴진하게 됐다.
특히 한 대표는 네이버의 DNA를 바꾸는 ‘대전환’을 이끌었다. ‘검색공룡’ 네이버를 ‘쇼핑공룡’으로 변신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네이버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 1위(18.6%)를 차지하고 있다. 웹툰 사업을 키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한 대표는 부사장 시절부터 창작자들의 작품 활동을 돕고, 소상공인(SME) 창업·성장을 돕는 프로젝트 ‘꽃’을 주도하면서 상생경영을 강조해온 바 있다.
그러나 한 대표는 2023년 3월로 정해진 임기를 끝내 채우지 못했다. 지난 5월 모 임원의 폭언·모욕 등에 시달리던 네이버 개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네이버 경영진인 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이 같은 사내 괴롭힘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폭로로 네이버가 경영쇄신을 추진하면서 한 대표도 수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한 대표의 바통을 넘겨 받게 된 최수연 책임리더는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된 김남선 투자·글로벌 인수·합병(M&A) 전담조직 책임리더와 공동으로 ‘네이버 트랜지션(NAVER Transition) TF’를 꾸려 조직체계 개편에 속도를 낸다. 두 책임리더는 네이버 신사업을 키우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까지 차기 대표로 내정된 최수연 책임리더의 업무 인수인계를 돕는다. 퇴임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선언한 만큼 한 대표도 해외 사업을 챙기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