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원전 '나트륨' (사진=테라파워)
▲ 신형 원전 '나트륨' (사진=테라파워)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에 신형 원전 '나트륨(Natrium)'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씨엔비씨(CNBC)>는 테라파워가 와이오밍주 석탄 마을인 케머러(Kemmerer)를 첫 번째 실증 원자력 발전소 건설 부지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게이츠가 설립한 원전 기업이다. 

이를 통해 테라파워는 건설 기간 동안 2000명의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석탄과 가스산업이 지배하는 이 지역에 새로운 청정에너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이오밍주는 미국 최대 석탄 생산지로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해있다. 이에 게이츠가 2025년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신형 원자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은 2024년부터 시작된다. 설립 완료와 함께 가동은 2028년으로 잡고 있다. 

발전소가 건설되면 345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약 2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최대 500메가와트까지 용량을 확장할 수도 있다. 또 발전소가 지어지면 60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게이츠의 책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에 따르면 중간 도시급은 1기가와트(또는 1000메가와트), 작은 마을의 경우 약 1메가와트의 에너지로 운영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1000기가와트를 사용하고 세계는 5000기가와트를 필요로 한다.

게이츠는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지역경제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간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문제에 몰두해왔는데, 재생에너지로는 탄소중립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에 게이츠가 찾은 답은 원전이다. 다만 기존 방식은 치명적인 안전 문제를 안고 있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나트륨(소듐) 냉각 방식의 고속 증식로를 적용한 소형원자로(SFR)다. 나트륨이 이 방식이다.

이는 기존 원자로보다 에너지 발전 효율이 훨씬 높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 경수로 및 중소로와 달리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킨 뒤, 이때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으로 냉각할 때 만들어진 증기로 전기를 생산한다. 냉각제로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사용하는데, 나트륨은 끓는점이 높고 물보다 더 많은 열을 흡수할 수 있어 원자로 내부에 고압이 쌓이지 않아 폭발 위험이 줄어든다고 알려져있다. 나트륨 발전소는 핵분열의 문제적이고 위험한 부산물인 폐기물도 덜 생산한다.

한편 발전소 건설 비용 약 40억 달러(4조7000억원)는 테라파워와 미국 정부가 절반씩 부담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은 자국 원자력 산업이 뒤처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발전소 운영은 워런 버핏 소유 전력회사인 퍼시피코프 자회사 '로키마운틴파워'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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