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사진=맥옵저버)
▲ 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사진=맥옵저버)

지난 9월 책임자의 이탈로 빨간불이 켜진 애플카 프로젝트가 재출발을 준비 중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문가를 영입하고 애플 실리콘 팀에선 애플카를 위한 자체 칩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소문대로 2025년에는 정말 애플 로고를 단 차량이 도로를 누비게 될까.

일명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알려진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연구는 그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건 2014년이다. 그 해는 테슬라가 초보적인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을 공개하고 구글도 자율주행 연구 프로젝트(현재 웨이모)를 개시하는 등 IT 업계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애플도 비밀리에 인재를 고용하고 전담팀을 꾸렸지만 팀워크가 문제였다. 내부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이어졌고 2016년 초 포드 엔지니어 출신의 스티브 제이드스키를 비롯한 주요 인력들이 프로젝트를 떠났다. 결국 그해 10월 애플이 타이탄 프로젝트를 포기했다는 소식이 업계에 알려진다. 당시 외신들은 "타이탄이 타이타닉처럼 침몰했다"며 애플의 실패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애플이 자율주행에 대한 욕심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었다. 자율주행차를 직접 개발하는 대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기로 목표를 변경하고 팀을 축소 재편했다. 경험이 일천한 차량 하드웨어 개발보다 장기인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하드웨어는 전통의 차량 제조사와 손잡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올해 초에는 애플이 현대자동차와 협업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 애플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 (사진=애플)
▲ 애플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 (사진=애플)

애플은 프로젝트를 축소한 후에도 마음이 갈대밭을 오갔던 모양이다. 2018년에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 출신인 더그 필드와 테슬라 디자이너 앤드루 김을 프로젝트 임원으로 영입하며 의지를 불태우는가 싶더니 불과 1년여 만인 2019년 초 또다시 프로젝트 직원 200명을 대거 해고했다. 당시 애플 대변인에 따르면 이는 "핵심 사업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조정"이었는데, 자율주행에 '올인'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애플은 또다시 자율주행 셔틀회사 드라이브.AI를 인수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았던 탓일까. 올해 타이탄 프로젝트는 핵심 인재를 여럿 잃었다. 2월에는 프로젝트 초기 멤버인 벤자민 라이언 센서팀장이 이직하고 자율주행 그룹 책임자 제이미 웨이도도 회사를 떠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월에는 프로젝트 총괄 수장 더그 필드도 경쟁사 포드로 떠났다. 수장까지 잃은 프로젝트를 두고 외신들은 애플 자율주행차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쏟아냈다.

그러나 아직도 '끝'이 아니다.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전해진 새 소식은 오히려 더 구체화된 애플카 출시 계획을 말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2025년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가 가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사이 차량 구동에 필요한 핵심 칩(반도체)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소식이다. 새 인재도 영입했다.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 수석 기술자로 근무한 크리스토퍼 CJ 무어가 애플에 합류했다. 애플은 미 연방항공국(FAA)의 승인을 받는 대로 69대의 렉서스 SUV 차량을 이용해 도로주행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계획이 예정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타이탄 프로젝트는 이미 수년간 계속된 인력 감축, 수장 변경 등의 과정을 거치며 불안한 모습을 지속해왔다. 게다가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는 핸들이 없고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진정한 자율주행 단계다. 도로 위에서 발생 가능한 수만가지 변수에 센서와 인공지능 알고리즘 제어만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구현 난이도가 높다. <블룸버그>도 "프로젝트 내부에도 2025년 출시를 어렵게 보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만약 애플이 예상된 시기, 첫 모델에 완전 자율주행 구현을 성공한다면 자동차 업계엔 일대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애플로선 모바일에 이어 모빌리티 영역에서 시장을 주도할 동력을 얻게 된다. 한편 경쟁사 테슬라도 지난달 11일 '오토파일럿 완전자율주행(FSD) 10.2 베타버전'을 운전 평가 점수가 좋은 일부 드라이버들에게 배포하며 자율주행차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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