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뱅크샐러드가 베타 서비스로 제공 중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 검사용 키트. (사진=유경아 기자)
▲ 뱅크샐러드가 베타 서비스로 제공 중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 검사용 키트. (사진=유경아 기자)

하루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에 대한 신체적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하루에 아메리카노 10잔을 마셔도 밤에 잠을 설치지 않는데, 내 남편은 왜 아메리카노 한 잔만으로도 밤을 새울까라는 작은 궁금증도 '침(타액) 한 방울'이면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침 한 방울에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와 의존성, 수면 습관과 탈모 가능성은 물론이고 내 손아귀의 힘이 남들보다 왜 센 것인지 담겨있다. 타액에 담긴 나의 유전자 정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자도 직접 유전자 정보를 분석을 의뢰해봤다.


분석은 마이데이터 전문기업 뱅크샐러드가 베타 서비스 중인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통해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마크로젠'에서 진행됐다. 

현재 뱅크샐러드의 유전자 검사 패키지는 '베타 서비스' 중이다. 지난달 21일 베타 오픈한 이 서비스는 매일 뱅크샐러드 앱에서 선착순 신청을 받아 하루 500명에 한정해 패키지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우선 뱅크샐러드 앱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1~2일 내로 자택이나 직장 등 접수 시 지정한 곳으로 유전자 검사 키트가 배송된다. 검사 키트는 검사 대상자의 타액을 담을 작은 공병과 타액 보존액, 타액을 병에 넣을 때 사용되는 입구 노즐로 구성돼 있다. 그 외 분석 기관인 마크로젠으로 반송할 때 쓸 배송 봉투와 주소지 스티커, 이용 설명서 등이 간단하게 포함됐다.

먼저 타액을 채취 하기 전 30분 전부터 양치나 식사는 금지다. 물과 커피, 담배를 포함한다. 깨끗한 타액을 담아보겠다고 검사 직전 양치를 하고 온 기자는 타이머 30분을 맞춰두고 기다려야만 했다. 립스틱이나 틴트, 립밤 등 화장품도 입술에 묻어있으면 안된다.

뱅크샐러드가 동봉한 설명서를 보면 먼저 턱 밑 침샘을 20회 이상 마사지 하라고 안내한다. 이쯤 하면 됐겠지 싶었지만 멀었다. 공병에 표시된 선까지 타액을 모아야 하는데 평소에는 침이 잘만 나오더니 필요할 때는 왜 나오지 않는 것일까. 침을 모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뱅크샐러드에서는 침이 잘 모이지 않을 땐 '레몬'을 떠올리라고 조언한다.

타액을 억지로 모아 정해진 양만큼 담고 동봉돼 있는 보존액(파란색 액체)을 모아진 침에 넣어 뚜껑을 닫고 10초 이상 흔들면 검사 준비는 끝이다. 

검사를 위한 키트 준비가 끝나면 뱅크샐러드 앱에서 반송을 신청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우체국 택배에서 키트를 수거해간다. 

검사는 최소 1주, 최장 2주까지 소요된다. 기자는 11월 2일에 키트를 받아 3일 오전 반송한 후 13일만인 11월 16일에 분석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뱅크샐러드 앱에서 완료 확인 알림이 뜬다.

앱 내 건강 탭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 유전자 검사 결과는 총 4가지 카테고리로 먼저 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자는 상위 3개 능력으로 △모태 다이어터 △파괴의 손아귀 △배부른 소크라테스 등이 카드 형태로 나왔다.

▲ (뱅크샐러드 '유전자 분석 서비스' 검사 결과는 뱅크샐러드 앱 내 건강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뱅크샐러드 앱 갈무리)
▲ (뱅크샐러드 '유전자 분석 서비스' 검사 결과는 뱅크샐러드 앱 내 건강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뱅크샐러드 앱 갈무리)

각 카드별로 유전에 영향을 받을 확률을 퍼센테이지(%)로 안내하고, 대한민국 상위 몇 % 수준의 능력인지 백분위로 알려주고 있다. 관련된 능력과 연관있는 불리한 유전인자도 몇 개인지 안내한다. 상위 능력 3개는 불리한 유전인자를 1개도 갖지 않는 경우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검사를 맡기면 뱅크샐러드에서는 총 65개 항목에 대한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각각의 항목을 △유전율 △상위 백분위 △등급 △영양소 △건강관리 필요항목 △운동성 △식습관 △피부·모발 △개인특성 등 9가지로 구분해 별도 안내한다. 각 항목마다 불리한 유전인자를 파악해 관리 요법까지도 제공하고 있다.

뱅크샐러드가 최근 고객 대상의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4%의 고객이 유전자 검사에 대해 알고 있는 반면 실제 유전자 검사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고객은 2%에 불과했다.

고객이 갖고 있는 '건강관리의 막연함'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활용, 개인의 유전적 특질을 정확하게 파악한 효율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자의 경우 고개가 끄덕여지는 항목도 있었지만 다소 의아한 결과도 많았다. 병원에서 진행한 인바디 검사로 얻은 체질량지수(BMI)나 체지방률 결과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얻은 체질방률 결과가 엇갈리거나, 평소 체력과는 관련 없어 보이는 항목들도 상위 항목에 속했기 때문이다.

정확도에 대한 의문이 드는 이유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불리한 유전인자에 대한 표가 있지만 이 유전인자를 표시한 알파벳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설명이 부족하다. 그저 '그런 줄 알아라' 식의 안내로 보이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의학적 상식이 없이 유전자 분석 검사 결과를 본다면 '재미'로 한 번 해보는 검사로 받아들여지기 쉬워 보인다. 평생의 숙제라고 하는 다이어트가 왜 잘 안되는지 '지방세포관련 유전자'의 조합을 알파벳 한 두글자로 표시한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등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다만 본인에게 있는 유전인자가 나의 아이에게 전해질 가능성에 대한 숫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2세 계획을 가진 이들이라면 참고용으로 좋을 수 있다.

또 나의 불리한 유전인자나 탁월한 유전적 능력이 모계유전인지 부계유전인지는 온 가족이 검사를 했을 때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 한 명보다는 가능하다면 온 가족이 검사해보는 것이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유전자 검사는 탈모나 피부노화, 콜레스테롤, 비만과 같은 중요 건강 지표의 선천적인 영향을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건강 관리를 경험할 수 있다”며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정보 제공을 통해, 건강 분야의 마이데이터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뱅크샐러드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이번 베타 오픈을 통해 확인된 고객 니즈를 반영, 연내 공식 런칭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