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000만]①후불 비중 늘었지만…'기계' 가입자가 400만인 까닭

발행일 2021-11-24 17:01:38
알뜰폰 가입자 1000만명 달성을 맞아 알뜰폰 성장의 배경과 향후 과제를 진단해본다.
2021년 11월, 국내 알뜰폰(MVNO) 가입회선 수가 10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10년간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알뜰폰 활성화를 추진해온 정부의 노력과 소비자들의 선택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MVNO 사업자 등록 효과도 더해지면서 IoT 회선이 알뜰폰 회선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사진 11시 방향)이 알뜰폰스퀘어에서 업계 주요 관계자들과 시장 활성화 방안 논의를 준비 중인 모습, 공식 행사 후 마련된 이 자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사진=이건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알뜰폰 스퀘어에서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 조승래, 김영식, 양정숙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 및 국내 주요 알뜰폰 사업체 대표들이 참석해 축하하는 한편, 알뜰폰 시장 진흥에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알뜰폰은 SKT·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를 제외한 사업자들이 이통사의 통신망을 도매가에 대여한 뒤 이를 기반으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칭한다. 이날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1일 기준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총 1007만명에 달한다. 2010년 9월 알뜰폰 첫 도입 이후 11년, 2015년 500만명 돌파 후 6년여 만에 맺은 결실이다.
알뜰폰 도입 후 가입자 증가 추이 (자료=과기정통부)

현재 국내 알뜰폰 회선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집단은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후불' 가입자들이다. 총 435만명(43.1%)으로 집계됐다. 후불 가입자 수는 2020년 대비 90만명 증가하며 부쩍 높아진 알뜰폰에 대한 관심을 대변했다. 올해는 특히 자급제 스마트폰+저렴한 알뜰폰 요금제 조합이 통신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리 지불한 비용만큼만 쓰는 '선불' 가입자 수는 163만명(16.1%)으로 전년 대비 100만명가량 줄었다. 선불 가입자 수가 대폭 줄어든 건 다소 이례적인데, 이는 '유령 가입자'가 통계에서 제외된 까닭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선불 가입자가 3개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수신 기록도 없으면 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회선을 직권 해지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가 2019년 12월부터 이 같은 유령 사용자들은 통계에서 제외해 표면적인 선불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알뜰폰 1000만 회선 중에는 사람이 아닌 기계의 몫도 적지 않다. 통계상 M2M(기계간통신)으로 표기된 IoT 가입회선은 11월 기준 409만개(40.6%)를 기록하며 후불 사용자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2019년 87만개에 불과했던 M2M 회선은 2020년 301만개(+214), 2021년 11월 409만개(+108)로 최근 1~2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알뜰폰 시장 가입자 유형별 통계 (자료=과기정통부, 블로터 가공)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좀 더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뜰폰 M2M 회선은 음성·데이터를 모두 사용자는 일반 알뜰폰 소비자 회선과 달리 데이터망을 주로 사용한다. 쉽게 말해 기계 간 통신을 더 저렴하게 이용하기 위해 사용되는 통신 채널이란 뜻이다.

특히 2019년을 기점으로 알뜰폰 M2M 회선이 급증한 이유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차량용 IoT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직접 MVNO 사업자로 등록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블루링크', 기아차는 '유보(UVO)'라는 이름의 IoT 기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갖고 있다. 이전에는 이통사를 통해 제공했던 서비스지만 지금은 직접 MVNO 사업자로 등록하고 이통사 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즉, 지금은 스마트폰 말고도 블루링크를 포함한 현대차 구매자 1명도 알뜰폰 M2M 가입자 1명으로 집계되면서 단기간에 수가 급증한 것. 차량 제조사들은 알뜰폰 데이터망을 통해 차량 내비게이션 자동 업데이트, 비상시 자동연락 기능 등을 제공한다. 추가로 현재 이통3사 알뜰폰 계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521만명, 점유율 51.7%)를 보유한 KT 망의 경우 M2M 회선 점유율이 67.9%에 달하는데, 이 또한 현대차가 KT 망을 임대 중이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알뜰폰 가입자 회선 집계에서 사람과 기계를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뜰폰 가입자 1000만명'이란 표현이 자칫 국민 5명 중 1명이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라는 착오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임혜숙 장관은 알뜰폰 가입자 통계에서 IoT를 분리하고 용어도 바꿔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해당 부분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존에 이통3사가 집계하는 통신 서비스 가입자 통계에도 알뜰폰과 마찬가지로 M2M/IoT 회선 가입자가 포함돼 있다"며 "알뜰폰 역시 이전부터 가입자 통계에 M2M을 포함했고, 최근 1~2년 사이 MVNO 모빌리티 서비스 회선이 증가하면서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알뜰폰 가입자 뻥튀기'는 아니란 입장이다.
정부는 알뜰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망 도매대가 인하를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자료=과기정통부)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날 알뜰폰 시장 확대 및 공정한 경쟁을 위해 추진 중인 정부의 여러 정책들을 함께 발표했다. 우선 알뜰폰 사업자들이 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도록 이통사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올해 30%가량 낮출 계획이다. 음성 도매대가도 24%가량 낮춘다.

또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SK텔링크 등)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 도합 50%에 육박하면서 이들의 점유을 증가를 제한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알뜰폰 사업자 혜택과 이통3사의 지원까지 동시에 받는 자회사들과는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유로운 시장 경쟁 구조 내에서 이들의 점유율 증가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관해 임 장관은 "(이통3사) 자회사들도 각자의 역할을 갖고 있다"며 "자회사 점유율 제한 문제에 대해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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