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사진=로블록스 유튜브)
▲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사진=로블록스 유튜브)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에서 법 없이 살다가는 현실세계의 고소장을 받게 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 게임전문 매체 <폴리곤(Polygon)>은 로블록스 측 변호인들이 온라인상에서 '루벤 심'으로 잘 알려진 로블록스 콘텐츠 개발자인 벤자민 로버트 사이먼(24)에게 160만 달러(약 19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20일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이먼은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수 년 동안 차단당해왔다. 인종 차별과 동성애 혐오 단어로 사용자들을 괴롭히고 아돌프 히틀러의 사진을 게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콘텐츠 중 일부는 그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되며 수익을 창출했다. 그는 차단당한 후에도 다른 사람들이 만든 계정을 해킹하고 사용함으로써 플랫폼에 계속 접근했다.

로블록스 변호인단은 사이먼이 지난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로블록스 개발자 회의를 일시 중단케 하는 '테러 위협(Terrorist Threats)'을 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을 보면 사이먼과 그의 SNS 팔로워들은 2018년 4월 발생한 유튜브 본사 총격 사건에 대해 논의했는데, 사이먼은 "(누군가가) 로블록스에 그럴 때까지 기다려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행사 기간 사이먼은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로블록스 개발자 회의에서 악명 높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찾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팔로워들은 허위적인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내일 로블록스 개발자 회의에 오지 말라"는 등의 협박을 했다고 로블록스 측 변호인단은 전했다.

변호인단은 "지역 경찰과 민간 경비원들이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수색을 하는 동안 행사가 지연되고 임시 봉쇄가 이뤄졌다"며 "로블록스는 사건 이후 개발자 회의를 조사하고 보안 조치를 하는데 5만 달러(약 6000만원)를 들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이먼의 SNS 팔로워들은 피고인의 행동과 공명하고 로블록스 직원 및 사용자들을 괴롭히는 사이비 종교와 같은 '사이버 폭도(Cybermob)'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이먼은 SNS 게시물 중 많은 양을 삭제했지만, 로블록스의 고소를 막을 수는 없었다. 로블록스는 사기, 계약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초등학생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로블록스는 450억 달러(약 53조5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용자가 단순한 게임을 넘어 자신의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올해 1분기 접속자는 하루 평균 4300만명에 달한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이용하면서 로블록스 플랫폼의 문제도 표면화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직접 개발한 게임으로 가상자산 '로벅스'를 획득해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로벅스의 최소 인출 기준이 어린이들에게는 너무 높아 사실상 대가를 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폴리곤>은 "로블록스는 어린 개발자들을 착취한 것으로 비난을 받아왔다"며 "또한 사측이 노력한다고 해도 로블록스 플랫폼은 사기꾼들과 파시스트들을 끌어들이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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