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국내 반도체 인재 육성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내 다양한 대학교와 인재 육성 협약을 맺고 반도체 산업 미래를 위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서울대학교(2020년·반도체 연합 전공과정 운영) △연세대학교(2019년·시스템반도체공학과) △성균관대학교(2006년·반도체시스템공학과) 등에서 진행하던 인재 양성 전략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포항공과대학교(POSTECH·포스텍)까지 확대 적용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반도체 특화 인재 양성, 미래 산업을 더욱 단단히 준비할 방침이다. 해당 학과 졸업생들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에 입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카이스트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설립협약을 체결했다. 카이스트에 신설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앞서 연세대와 성균관대 등에서 도입된 형태와 유사하다. 지난 23일에는 포스텍과도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를 설립하기로 했다. 카이스트에선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약 500명이, 포스텍에선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약 200명이 반도체 인재로 키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카이스트는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설립 협약식’을 열었다. 협약식에는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이승섭 카이스트 교학부총장 △이동만 카이스트 공과대학장 △강준혁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에선 △강인엽 사장 △최완우 부사장 △정기태 부사장 등이 자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평택시·카이스트와 ‘반도체 인력양성 및 산학협력 활성화’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학과 신설은 이에 따른 후속 초치다. 카이스트는 이에 따라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총 500명 내외의 인원을 반도체 특화 인재로 키울 계획이다. 2023년부터 매년 100명 내외의 신입생이 선발된다.
카이스트는 모든 학생의 입학 첫 1년을 ‘새내기과정학부’에 배정, 기초 교양을 쌓는 교육을 진행한다. 학과 선택은 2학년 때 이뤄진다. 그러나 2023년부터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새내기과정학부를 거치지 않고 바로 해당 학과에 배정돼 교육을 받는다. 카이스트는 2022년에 2학년 진학 학생들 50명에게도 반도체시스템공학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신설 학과 소속 학생 전원에게는 특별장학금도 지원된다.
카이스트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생들은 △반도체 시스템 기초 △반도체 시스템 심화 △현장 체험 및 실습 등을 거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게 된다. 또 △삼성전자 견학과 인턴십 △공동 워크숍 등의 활동을 통해 현장 적응력도 키울 수 있다. 카이스트 교수진은 물론 삼성전자 멘토도 학생 교육에 참여한다. 이들은 강의·실험·양방향 토론을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텍에서도 비슷한 교육이 이뤄진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 동안 매년 40명씩 모집되는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은 포스텍의 기초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반도체 설계·재료·공정·소자·소프트웨어 등에 관한 기반 지식을 쌓게 된다. 반도체공학과 학생은 등록금을 지원받고, 특별장학금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재 양성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해당 사업이 잘 운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이날 협업식에 참석해 “반도체 기술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반인 만큼 지속적인 역량 강화는 필수적”이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국가 과제인 K-반도체 전략 실현에 기여하게 돼 의의가 크다. 카이스트는 삼성전자와 전문성·실무 리더십을 강조하는 교육 철학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