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아e스포츠연맹'(AESF)가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각국 e스포츠 선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로드 투 아시안게임(RDAG) 2022' 캠페인을 기획하는 한편 다양한 지원책 수립에 돌입한다.

RDAG 프로그램이란?
25일 서울 마포에 위치한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는 RDAG 2022 캠페인이 발표됐다. RDAG 2022 캠페인은 OCA와 AESF가 함께 론칭하는 프로그램으로, 내년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결선 경기까지의 준비 과정을 담고 있다. 

이 날 김태형 AESF 최고운영책임자는 "한국을 첫 기착점으로 선정한 이유는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한국e스포츠협회, 퍼블리셔간 협업체제가 잘 이뤄진 모범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이 사안을 가지고 다른 45개 회원국 및 올림픽위원회분들과 공유할 예정이다"고 운을 뗐다. 

▲ 김태형 AESF 최고운영책임자가 '로드 투 아시안게임 2022' 캠페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 김태형 AESF 최고운영책임자가 '로드 투 아시안게임 2022' 캠페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AESF, OCA 등 세 단체가 협의한 일정에 따르면, 다음달 31일까지 아시안게임의 대회 종목별 참가 일정을 확인할 계획이다. 예선을 거쳐 내년 5월 31일까지는 참가 선수 및 팀을 결정하며 관련 등록 절차가 마무리된다. AESF 측은 다음달 말부터 내년 5월 31일 사이 '내셔널 팀 셀렉션'과 'RDAG 리저널 컴피티션' 같은 지역대회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RDAG의 궁극적 목적을 찾아볼 수 있다. 김태형 최고운영책임자는 "월드컵의 경우 피파랭킹으로 조를 추첨하는 시딩 시스템이 있지만 e스포츠는 관련 데이터가 없다"며 "공정한 조 추첨을 위해 아시안게임 본선에 가기 전까지 지역대회를 치르고, 여기서 얻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순위를 집계하는 한편 조 추첨에 활용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지역대회의 일환인 리저널 컴피티션의 경우 중앙아시아·서아시아·남아시아·동남아시아·동아시아 등 총 5개의 권역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권역에서 리저널 컴피티션을 진행한다. 

김태형 최고운영책임자는 "지역대회는 팬데믹 상황이 내년까지 계속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하기 어려울 경우 권역을 나눠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 해당 대회를 통해 순위가 정해지면 마지막 본선 조 추첨에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먼저 찾아나선 AESF…왜?
앞서 설명했듯 한국을 RDAG의 기착점으로 삼은 이유는 명확했다. 최근 들어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국제 e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매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등 글로벌 e스포츠 대회에서 결승 무대를 밟는가 하면, 프로게이머 문화와 구단 운영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한 인프라도 강점이다. 

특히 e스포츠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에서는 한국e스포츠협회, 게임사(퍼블리셔), 정부 부처 등 관련 협업체제가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AESF도 이 점에 착안해 한국에서 성공적인 협업 모델 및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올림픽위원회 45개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 2연속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좌절된 담원 기아 선수들. (사진=LCK 제공)
▲ 2연속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좌절된 담원 기아 선수들. (사진=LCK 제공)
김태형 최고운영책임자는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올림픽위원회 국가 및 관련 협회에 e스포츠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최대한 많은 국가의 e스포츠 대표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퍼블리셔와 논의를 통해 관련 지원 사업을 RDAG 프로그램으로 실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AESF측이 제시한 RDAG 어시스턴트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다. 대표팀 선정의 경우 한국e스포츠협회의 도움을 받아 만든 규정을 토대로 45개국에 적용할 '내셔널 팀 셀렉션'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공정한 조 추첨을 위해 리저널 컴피티션을 도입하는 한편 45개국에 재정적인 도움도 지원할 예정이다. 

세바스찬 라우 AESF 사무총장은 이 날 현장에서 "AESF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 선발부터 지역예선에 이르기까지 최선의 결과가 만들어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 세바스찬 라우 AESF 사무총장이 협약식에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 세바스찬 라우 AESF 사무총장이 협약식에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한편 내년 9월 10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 종목으로 △도타2 △리그 오브 레전드 △몽삼국2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V △아레나 오브 발러(AOB) △하스스톤 △EA스포츠 피파 등 8개 종목이 채택됐다. e스포츠의 시범 종목으로는 'AESF 로봇 마스터'와 'AESF VR 스포츠'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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