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후 긱블 대표. (사진=긱블)
▲ 박찬후 긱블 대표. (사진=긱블)

“저희가 벤치마킹하는 브랜드는 ‘레고’입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고 어린이날, 과학의날마다 선물로 사줘야 하는 물건이니까요. 그리고 플라스틱 양산 시대가 열리며 레고가 탄생했듯, 디지털 콘텐츠 시대엔 ‘긱블’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 2017년 과학공학이란 주제를 재미있는 영상으로 풀어내는 콘텐츠 스타트업 ‘긱블’이 등장했다. 지난 5년 간 300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며 유튜브, 페이스북, 틱톡 등을 통해 90만명 이상의 종합 구독자 수를 달성했다. 이를 발판으로 긱블은 최근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콘텐츠 커머스 스타트업’을 꿈꾼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19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박찬후 대표를 만났다.

긱블이 시작한 콘텐츠 커머스 사업은 쉽게 말해 알파세대를 위한 ‘넥스트 과학상자’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긱블은 자체 공장인 ‘긱블 팩토리’에서 제조한 키트들을 자체 온라인몰인 ‘긱블샵’에서 판매하고 있다.

베벨 기어의 원리를 통해 과자를 손쉽게 꺼낼 수 있게 해주는 과학 공학 실험 키트인 ‘프링글스 리프터’는 출시 2시간만에 1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모터를 이용해 구슬을 다시 깔때기 위로 올려 보내는 무한동력 연출 실험 키트인 ‘무한동력(?) 구슬멍 기계’는 사전 예약을 통해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자동차 브레이크 조립 키트’는 자동차 브레이크 구조와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상품인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 프링글스 손쉽게 꺼내주는 마법의 기계 ‘프링글스 리프터’ (사진=긱블 유튜브 채널)
▲ 프링글스 손쉽게 꺼내주는 마법의 기계 ‘프링글스 리프터’ (사진=긱블 유튜브 채널)

이러한 시장 반응을 확인한 긱블은 본격적으로 커머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부턴 ‘구독 서비스’에 나선다.

박 대표는 “하드웨어(키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서비스”라면서 “매달 어린이들이 놀이를 할 수 있는 정기배송 구독 서비스를 내년부터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팬층인 MZ세대를 넘어 키즈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알파세대(2010 ~ 2024년 출생) 공략에도 나선다. 또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B2B(기업 간 거래로 예컨대 교육캠프),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로 예를 들어 학교)등에 모두 진출할 계획이다. 대형 유통점 입점도 준비 중이다.

왜 넥스트 과학상자를 꿈꾸게 됐을까. 박 대표는 “현재 주로 쓰이는 교구들은 해외에서 대량으로 들여와 납품되고 있는데 저렴하고 다 똑같은 것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20년 동안 변화가 없는 가운데 1인당 교육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직접 콘텐츠와 제품을 개발해 세상에 없던 과학공학 놀이를 만드는 에듀테인먼트 기업이 되고자 한다. 현재도 교육캠프나 학교 등에 키트를 납품하고 있다. 키트 매뉴얼은 종이 출력물이 아닌 영상으로 제공돼 정보의 깊이가 다를뿐 아니라 내용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키트의 출발은 그간 긱블이 제작한 콘텐츠다. 이에 긱블은 스스로를 콘텐츠와 커머스의 IP(지적재산권) 프로덕션을 위한 싱크탱크라고 정의한다. 이를 위해 사무실에 스마트 팩토리도 만들었다. 현재 100대의 3D 프린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1000대 이상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러한 방식을 택한 이유는 금형 생산으론 수익화 불가능한 물량도 3D 프린팅을 통해선 제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3D 프린팅을 이용하면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해보면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리고 긱블은 콘텐츠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빠른 움직임에 특화돼 있어 계속 그 DNA를 갖고 가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2019년 진행된 긱블스테이지 프로그램에 응모해 당첨된 긱블 구독자들이 키트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긱블)
▲ 지난 2019년 진행된 긱블스테이지 프로그램에 응모해 당첨된 긱블 구독자들이 키트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긱블)

이를 위해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제작하며 에버그린 IP를 만들 생각이다. 박 대표는 “내셔널지오그래픽, BBC사이언스 등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5년 뒤에 봐도 흥미로운 그런 콘텐츠 IP를 만들고 싶다”면서 “또 제품에선 어린이날, 과학의날마다 주문이 폭발적으로 들어오는 제품 IP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오리지널 IP를 만들기 위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예능,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 포맷을 시도하기 위한 멀티 채널 전략도 준비 중이다. 현재 사이언스논픽션 채널도 운영 중인데 우주나 지구과학 등의 분야를 넘어 인터뷰 등 다양한 영역으로 채널을 확장할 예정이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입점도 꿈꾸고 있다. 2023년엔 꼭 글로벌에 진출한다는 포부다. 현재 시리즈A 투자 유치까지 완료한 상황인데, 브릿지A를 바탕으로 시리즈B까지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긱블의 3D 프린팅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재는 PLA(식물로 만드는 생분해성 수지)라 열처리를 통해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며 ESG(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장난감 같은 경우 애들이 빨리 질리기도 하고 또 새로운 걸 사주고 해야 하는데 긱블이 만든 건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론 키트를 구독하면 갖고 놀고 난 키트를 긱블에 반납해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고, 반납한 고객에겐 혜택을 주는 등의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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