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세계 시스템반도체 1위를 선언한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자장비(전장)로 쓰이는 반도체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제품 중인 인공지능 연산 기능이 탑재된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가 공개돼 이목을 끈다.

▲ NPU 기능이 탑재된 삼성전자 '엑시노스 오토 V7'. (사진=삼성전자)
▲ NPU 기능이 탑재된 삼성전자 '엑시노스 오토 V7'. (사진=삼성전자)

주인공은 바로 ‘엑시노스 오토 V7’으로, 이 제품은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사업본부에서 제작한 폭스바겐 전기차 전자제어유닛(ECU) ‘ICAS 3.1’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됐다.

이 제품엔 인공지능 연산에 쓰이는 NPU, 일명 신경망 처리장치가 들어갔다. NPU는 사람의 두뇌처럼 주어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기술로, 소프트웨어적으로 인공신경망을 만들어 학습하는 GPGPU(범용 연산 GPU·엔비디아 ‘텐서코어’나 애플실리콘 ‘뉴럴엔진’ 등이 해당)의 하드웨어 버전이다.

엑시노스 오토 V7은 Arm 사의 코어텍스-A76 코어 9개, 말리-G76 GPU 11개로 구성돼 최대 4개의 디스플레이를 한번에 제어하며 카메라도 12개까지 호환한다. 이를 통해 음성·얼굴·동작을 인식하며 가상 비서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한다. 또 선명한 화면을 위한 불량화소 와 왜곡 보정 기술, 이미지 압축 기술을 내장했고 ‘하이파이4’ 오디오 프로세서 3개를 탑재했으며며 메모리도 LPDDR4X로 최대 32GB(기가바이트)까지 지원한다.

자동차가 전동화하고 자율주행의 보편화와 함께 차 안에서의 엔터테인먼트 활동이 늘기 시작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에선 자동차가 순간적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받아 처리해 스스로 주행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까지 요구되며, 이밖에도 차량 주행 정보를 처리해 시각화하는 데도 고도화된 기능이 요구된다. 차량용 프로세서에 AI 기능이 탑재되는 이유다.

전기차 한 대당 반도체 사용량은 2000여 개로 내연기관차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지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110억 달러(약 13조 5000억원)에서 2030년까지 연간 290억 달러(약 34조4000억원으로)로 3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19년 110억 달러에서 2030년 290억 달러로 성장한다고 한다.(자료=IHS마킷/맥킨지 보고서)
▲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19년 110억 달러에서 2030년 290억 달러로 성장한다고 한다.(자료=IHS마킷/맥킨지 보고서)

삼성전자는 이밖에도 차량용 통신칩과 전력관리칩 등 시스템 반도체도 함께 공개했다. 차량용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은 5세대 이동통신(5G)으로 작동하는 첫 차량용 칩으로 초당 최대 5.1Gb(기가비트)의 초고속 다운로드 기능을 지원한다. 또 5G 망을 단독으로 쓰는 스탠드 얼론(SA) 모드를 함지원하며 위성항법시스템(GNSS)도 함께 탑재됐다.

차량용 통신칩의 고도화는 단순히 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용 콘텐츠를 빨리 다운로드받아 즐길 수 있을뿐 아니라 주행 중 안정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자율주행에는 차 자체의 데이터 처리 뿐 아니라 주변 도로상황을 파악하고 차량 간 거리 유지하는 등의 과정에서 미세한 통신 속도에 따라 사고율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D램용 전력관리반도체(PMIC)를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엔 차량용 PMIC ‘S2VPS01’도 선보였다. 이 제품엔 전압·전류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보호 기능, 발열 차단기능, 자가 진단기능이 탑재됐다. 차량용 시스템 안전 기준을 4개 레벨(A·B·C·D) 가운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해당하는 ‘에이실-B’ 인증도 획득했다.

박재홍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커스텀 시스템온칩(SOC) 부사장은 "최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한 차량의 지능화 및 연결성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삼성전자는 최신 5G통신 기술, 진화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프로세서, 그리고 안정적이고 검증된 전력관리칩을 제공해 전장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 말했다.

▲ 삼성전자가 전장용 반도체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엑시노스 오토 V7, PMIC S2VPS01, 엑시노스 오토 T5123(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전장용 반도체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엑시노스 오토 V7, PMIC S2VPS01, 엑시노스 오토 T5123(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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