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메타)
▲ (사진=메타)

영국의 반독점 감시단체인 경쟁시장청(CMA)이 메타(페이스북)에 GIF(움직이는) 사진 검색 플랫폼 '기피(Giphy)'의 인수를 중단하라며 매각을 권고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씨엔비씨(CNBC)>가 보도했다.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해 5월 메타는 기피를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 금액은 4억달러(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 모두 미국 회사이지만 시장점유율과 매출 등의 기준에 따라 CMA의 심사 대상에 올랐다.

CMA는 메타에 이번 거래가 소셜미디어 이용자와 영국 광고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가 기피를 인수하면 소셜미디어 플랫폼 간 경쟁이 줄어들 것이란 판단이다. 메타가 이미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 사이에서 중요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데, 기피 인수로 다른 플랫폼들의 기피 GIF 접근을 거부하거나 제한함으로써 더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차례로 메타 소유 플랫폼인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에 더 많은 트래픽을 보낼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도 영국 소셜미디어 이용자 시간의 73%를 이들 플랫폼들이 차지하고 있다. 또 메타가 GIF에 대한 접근 조건을 바꿔 틱톡, 트위터, 스냅챗 등 다른 소셜미디어들이 기피 GIF에 접근하기 위해 이용자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CMA는 전했다.

광고에 미치는 영향은 그간 기피가 해왔던 자체 광고 서비스가 메타와의 합병 당시 중단됐기 때문이다. 합병을 하지 않는다면 기피가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광고주들에 혁신을 장려하면서 페이스북의 디스플레이 광고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었을 거란 판단이다. 즉 합병으로 두 서비스가 경쟁하지 못하게 됐단 설명이다. CMA에 따르면 메타는 현재도 영국에서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거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 

이에 메타 측은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항소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는 기피 인수 결정 당시 "기피를 인스타그램 앱에 통합시켜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올바른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CMA가 빅테크의 기업 인수를 막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으로 유사한 거래를 감독하는 데 있어 영국 규제 당국의 행정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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