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네이버가 글로벌로 진출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겁니다.” 네이버랩스가 네이버 ‘제2사옥’을 테스트베드 삼아 메타버스 생태계 ‘아크버스(ARCVERSE)’를 글로벌로 확장한다. 우선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도시단위 고정밀지도(HD 맵) 제작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1일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온라인 행사 ‘네이버 밋업’을 열고 “아크버스가 각 산업에 융합돼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 낼 인프라와 서비스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랩스에 따르면 아크버스는 일종의 ‘메타버스(Metaverse·초월 가상세계)’ 생태계다. 다만 독립된 가상공간이 아닌, 네이버랩스가 연구해 온 AI·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5G·자율주행·AR 등 각종 기술을 융합해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연결한 시스템을 일컫는다. 총망라된 기술을 지칭하는 단어로 제페토 등 3D아바타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와는 다른 개념이다.
네이버랩스는 장기적으로 아크버스를 통한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각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데 따라 어라이크·아크 등 네이버랩스 핵심 기술을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신사옥이 오픈되면 아크버스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많은 국내 기업들이 네이버 신사옥 같은 건물을 짓고 싶어할 거다. 이때 아크버스 기술 요소들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클로바 인공지능(AI)을 상품화한 것처럼 네이버랩스의 아크버스도 추후 부분별 유료 판매가 가능할 거라는 설명이다. 한 상무는 “올해 실증사업을 하고 신사옥에 적용하면서 네이버랩스와 같이 이 같은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석 대표도 “아크버스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하나 하나의 서비스가 될 수도, 융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랩스에 손을 내민 이유는 ‘확장성’ 때문이다. “HD맵을 구축할 땐 확장성, 유지·보수 등이 중요한데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노동집약적이다. 현존하는 기술 가운데서는 네이버랩스가 가장 좋은 답을 가지고 있다”는 게 석 대표의 설명이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리더도 “대부분 HD맵을 구현할 때 라이다 등을 이용해 돌아다니면서 노동집약적으로 수집한다. 네이버랩스는 항공사진 데이터로 사진을 획득해 3D모델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부연했다.
네이버랩스는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타진할 계획이다. 석 대표는 “일본 다음으로 현실적으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지역이 유럽”이라며 “네이버랩스유럽이 프랑스에 있다. 인력도 있고, 투자한 회사도 있어서 가장 먼저 진출할 수 있는 좋은 지역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네이버클라우드를 포함한 다양한 계열사와의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석 대표는 “기술엔 국경이 없다. 경쟁이란 측면에서도, 기회라는 측면에서도 국경이 없다”며 “기술은 네이버가 글로벌로 진출하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