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그립)
▲ (사진=그립)

카카오가 SNS(소셜미디어) 기반 라이브커머스 기업 ‘그립컴퍼니’에 투자했다. 다소 약한 라이브커머스 부문 경쟁력을 강화해,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커머스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카카오는 그립컴퍼니에 1800억원을 투자하고 약 50%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립컴퍼니가 운영하는 ‘그립’은 2019년 2월 론칭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다. 이용자가 직접 판매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판매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모바일로 라이브 방송이 가능하다. 현재 1만7000여명의 판매자들이 입점해 있으며, 출시 2년 10개월만에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이루려는 건 커머스 사업 경쟁력 강화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12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가장 이익 기여도가 높은 회사다. 같은 해 매출액도 5735억원으로 계열사 가운데 제일 높았다. 올 3분기에도 카카오커머스의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했다.

다만 라이브커머스 부문을 들여다보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인 ‘쇼핑라이브’는 각각 지난해 5월과 7월에 론칭했다. 1년 간의 성과를 들여다보면 카카오는 누적 시청자 수 5000만명을 기록한 반면, 네이버는 11개월만에 누적 3억5000천만 뷰를 달성했다.

이러한 가운데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2조8000억원에서 2023년 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앞서 네이버도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잼라이브’를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여기에 틱톡 등 SNS기반 사업자들도 본격적으로 국내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그립은 이 경쟁에 진입해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온 국내 첫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이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로 오프라인 사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디지털전환을 돕는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전략은 △누구나 셀러와 바이어가 되는 오픈 플랫폼 △셀러의 인플루언서화를 통한 팬덤 형성 △셀러와 바이어 간 쌍방향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지원 △신기술 결합을 통한 사용자 경험 혁신 △관심도를 기반으로 한 이용자 간 소셜 네트워크 연결 등이다.

특히 국내 많은 파트너들이 이미 비즈니스 툴로 활용하고 있는 카카오톡 채널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 측은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톡 채널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숫자가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연결 구조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구매 전환을 높이며 커머스 부문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 카카오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해외 진출도 넘보고 있다. 그립컴퍼니는 B2B(기업 간 거래) 라이브 커머스 솔루션 ‘그립클라우드’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재팬’에 그립클라우드 솔루션을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엔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배재현 카카오 CIO(최고투자책임자)는 “그립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손님이 끊긴 오프라인 상점들의 새로운 판로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 카카오가 추구하는 ‘기술을 통한 상생’이라는 측면에 부합했다”면서 “또 이번 투자를 통해 그립과 카카오가 상생을 확대하고 글로벌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는 “글로벌 1등 서비스를 빨리 만들고 싶어 카카오와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