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철 SKC 신임 부사장.(사진=SKC)
▲ 박원철 SKC 신임 부사장.(사진=SKC)

2016년 취임 이후 SKC를 반도체 및 이차전지 소재업체로 확 바꾼 이완재 사장이 물러난 자리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출신 박원철 부사장이 선임됐다. 박 부사장은 SK수펙스에서 신규사업을 담당한 인물로 SKC의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SKC는 지난 1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박원철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을 신임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SKC의 ESG 경영 및 신사업 추진 관련 그간에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2016년 SKC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눈길을 끌었다. 원래 변화가 많은 SK그룹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행보였다.

특히 ‘탈정(脫井:갇혀 있는 우물에서 벗어나다)’이란 기치 아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회사로 탈바꿈시킨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SKC는 2019년 6월 전지용 동박 제조업체인 SK넥실리스(옛 KCFT)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동박 사업을 추가했다.

동시에 막대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화학사업을 분사한 이후 쿠웨이트 석유화학사인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에 지분을 매각하고 합작사를 세우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약 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사장은 과거 화학사업 지분 매각에 대해 “SKC의 소중한 화학사업의 지분 일부를 내주고라도 미래 성장을 찾아보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이후에도 SKC는 크고 작은 ‘딜’들을 진행했다. 코오롱과 합작해 만든 필름업체 SKC코오롱PI 지분을 모두 팔았고 화장품 원료를 제조하는 SK바이오랜드를 현대백화점에 매각했다.

▲ SKC의 장래사업계획 PPT자료 중 일부.
▲ SKC의 장래사업계획 PPT자료 중 일부.

최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모빌리티 소재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3.4만톤 수준의 동박 생산량을 2025년까지 25만톤으로 늘려 시장 점유율을 16%에서 35%로 확대하고 차세대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에 진출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주사인 SK㈜ 사이에서 잡음이 발생하며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이사회에서 음극재 사업 진출 안건이 한 차례 부결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SK머티리얼즈가 진출한 음극재 사업에 SKC가 추가 진출해 사업이 중복되는 것을 지주사가 우려했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SKC는 안건을 재상장해 결국 음극재 사업 진출을 발표했지만 처음 부결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 주가가 폭락하며 시장은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 SKC 3분기 내 이사회 의결 내용.(출처=SKC 2021년 3분기 보고서.)
▲ SKC 3분기 내 이사회 의결 내용.(출처=SKC 2021년 3분기 보고서.)

3분기 보고서에 기록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살펴본 결과 지주사 SK㈜ 소속 장동현 사장만 당시 SKC 음극재 사업진출 안건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내용을 보면 찬성 3표, 기권 3표, 반대 1표로 부결이 됐는데, 여기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인물이 바로 SKC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장 사장이었다.

이에 따라 새롭게 SKC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원철 부사장과 지주사와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박 부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글로벌 성장과 사업 발굴을 맡아온 신규사업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SK그룹의 베트남 마산그룹 및 빈그룹 투자, 일본의 친환경 소재 기업 TBM사 투자 등 글로벌 투자를 주도했다.

SKC 관계자는 “지난 수년 동안 탈정을 추진해온 SKC는 지난 9월 인베스터 데이에서 글로벌 No.1 모빌리티 소재회사로 ‘비상(飛上)’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박원철 신임사장과 SKC 구성원은 약속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ESG 경영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가치로 세상을 바꾸는 회사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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