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장 사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 내 스마트사업부를 본부 직속으로 전환했다. 또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검토하고 있다. 전장 사업 진출 이후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적극적으로 해법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LG전자는 지난달 25일 임원 인사에서 VS사업본부장에 은석현 스마트사업부장 전무를 선임했다. 전임 김진용 VS사업본부장은 퇴임했다. 임원 인사 이후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그린사업부가 물적 분할된 이후 홀로 남아있던 스마트사업부를 본부 직속으로 전환했다. 

▲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전무. (사진=LG전자)
▲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전무. (사진=LG전자)

과거 LG전자 VS사업본부는 스마트사업부와 그린사업부로 구분됐다. 스마트사업부는 디지털 콕핏,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담당했고 그린사업부는 모터 인버터, OBC(차내 충전기) 등 파워트레인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 7월 그린사업부가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사 설립 건으로 물적 분할되면서 스마트사업부만 남게 됐다. VS사업본부가 담당하는 사업영역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로 좁혀진 셈이다.

VS사업본부 입장에선 굳이 사업부 체제를 유지하는 것보다 직속으로 관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사업부 산하 조직을 모두 본부 직속으로 이동시켜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전장 사업 살릴 히든카드는?
LG전자 VS사업본부는 어느 때보다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LG전자는 2013년 9월 본격적으로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수익을 못냈다. 지난 9년 동안 흑자를 낸 해는 2015년뿐이었다. 그마저도 영업이익이 50억원에 그쳤다. LG전자가 2015년 이후 VS 사업부에 설비 투자한 금액(올해 계획 포함 4조5603억원)을 고려하면 뼈아픈 결과다.

적자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VS사업본부는 3분기에도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3분기 매출은 1조7354억원, 영업손실은 53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지만 적자 폭이 커졌다.

VS사업본부 실적에 반영된 GM 전기차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 4800억원을 제외해도 영업손실은 576억원에 달한다. LG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중 흑자 전환을 예상했을 때와 정반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다. 전임 김진용 VS사업본부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가 지속되고 있어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

이에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자체 수급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차량용 MCU는 차량 전장시스템 전반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업계는 MCU 판매보다는 내재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MCU는 진입 장벽은 높은데, 장기적인 수익 창출은 어렵다고 본다. 인증 획득 등 품질 관리가 어렵고 TSMC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일반적인 상황에선 큰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TSMC는 전세계 차량용 MCU 점유율 60~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3%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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