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게임에서는 가상 공간에서 '카드'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카드가 게임 내 경쟁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유저 모객이나 기업 매출 면에서 기존 게임보다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죠. 지난 여름부터 계획을 잡고 다양한 업체들과 미팅을 하며 프로젝트를 본격화 했습니다"

황인수 레티아드 대표는 현재 개발중인 '포트리스 아레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설립된 개발사 '레티아드'가 준비중인 '포트리스 아레나'는 CCR과 포트리스 IP 계약을 맺은 NFT 게임이다. 이를 통해 레티아드는 지난해 스팀에 공개한 '포트리스 V2'에 이어 관련 IP 최초의 NFT 게임까지 개발하게 됐다. 

포트리스 속 탱크, NFT '카드'로

2000년대 초 대표적인 팀 대전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던 '포트리스'에 NFT 기술이 적용되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설립한 신생 개발사 레티아드의 최우선 과제는 포트리스 NFT 게임 개발이다. 

최근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플레이 투 언'(P2E) 비즈니스 모델이 게임계 트렌드로 떠오르며 많은 게임사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앞서 시장을 개척한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 버전'을 통해 성과를 내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수요층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많은 시간과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위메이드의 '위믹스' 같은 활성화된 플랫폼에 게임을 론칭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 포트리스 아레나 일러스트. (사진=레티아드)
▲ 포트리스 아레나 일러스트. (사진=레티아드)

레티아드는 이미 시장에 안착한 블록체인 플랫폼에 게임을 올리지 않는 대신 파트너사를 확보해 자체 거래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CCR과 IP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확보하는 한편 랜딩페이지부터 거래소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만들 예정이다. 

김충연 레티아드 PD는 "NFT가 핫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접근했을 때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찾아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며 "이를 충족시키는 조건이 NFT 게임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리스 IP를 기반으로 개발중인 포트리스 아레나는 NFT 게임 기본에 충실한 구조로 설계됐다. 게임 내 주요 캐릭터로 볼 수 있는 '탱크'를 NFT 아이템화해 수집할 수 있는 방식이다. 레티아드는 빠르면 이달 말에서 내년 1월 초에 랜딩페이지를 열고 관련 NFT 카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3월 쯤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기존에 구매한 NFT 카드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면 포트리스 아레나는 기존 포트리스 게임들과 어떤 차별성을 가질까. 레티아드는 포트리스 게임이 가진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멀티플레이 위주의 게임 방식에 변주를 주는 형태로 게임을 설계하고 있다. 온라인 전투를 베이스로 했던 기존 게임과는 달리 싱글플레이 위주의 콘텐츠를 경험한 이후 최종적으로 '아레나'라는 '유저간 대결'(PvP)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 포트리스 아레나 BI. (사진=레티아드)
▲ 포트리스 아레나 BI. (사진=레티아드)

김충연 PD는 "기존 포트리스 IP 게임들은 다대다의 섬멸전 위주의 전투가 중심이었다"며 "포트리스 아레나는 NFT 게임 특성에 맞게 카드를 구매하고, 이를 통해 나만의 덱을 만들어 부대를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플레이로 차별화를 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존 포트리스 게임의 경우 '단판에 끝내는 섬멸전' 형태로 인해 플레이 타임이 짧고, 충성 유저들의 이탈률이 높았다. 실력에 따른 등급을 매겨 경쟁 요소를 부각시키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유저 체류율을 높일 수 있는 앤드 콘텐츠가 부족했다. 포트리스 아레나는 이런 단점들을 보완해 유저들이 꾸준히 즐기면서 자금도 확보할 수 있는 P2E 게임을 만들 계획이다.

레티아드는 스팀 버전에 론칭한 '포트리스 V2'를 개발했던 노하우를 살려 포트리스 아레나의 콘텐츠를 대폭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고인물' 실력자들로 인해 신규 유저 진입장벽이 높았던 '포트리스'의 패착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충연 PD는 "포트리스 V2부터는 고인물이 게임을 점유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탱커'나 '힐러' 같은 클래스 개념을 도입했었다"며 "포트리스 아레나는 클래스의 비중을 높이고 덱 구성을 통한 전략적 전투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짝퉁'…CCR 측 "강력 응징할 것"

포트리스 IP를 가진 CCR은 PC 버전의 부활을 위해 레티아드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12월 31일 '포트리스 V2'가 스팀에 등장하며 양사의 인연이 이어졌다. 양사는 포트리스 PC 버전의 부활과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는 목표 아래 스팀 버전을 출시했고, 약 1년여 만에 NFT 게임으로 한 차례 더 손을 잡았다. 

황인수 대표는 "포트리스 V2는 별도의 마케팅도 없었고, 스팀 얼리액세스를 통해 반응만 지켜봤는데 이용자 평가면에서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었다"며 "여기서 더 확장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NFT라는 좋은 소재가 생겨서 방향을 선회한 상황이다. 스팀 버전은 현재 서비스 중이며 미르4와 같이 NFT만 제외된 버전으로 스팀,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를 같이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 포트리스 아레나 밸리 맵 일러스트. (사진=레티아드)
▲ 포트리스 아레나 밸리 맵 일러스트. (사진=레티아드)

레티아드는 포트리스 PC 버전과 글로벌이라는 목표를 위해 스팀 론칭을 진행한 이후,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NFT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포트리스 V2 개발진이 그대로 포트리스 아레나 개발에 투입되는 한편, 추가 인력 채용을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 큰 변수가 등장했으니, 이른바 '짝퉁' 게임이다. 지난달 필리핀계 한 게임사가 '플레이스 워'라는 NFT 게임을 공개했는데, 포트리스에 등장하는 탱크 캐릭터와 게임 방식 면에서 유사성을 보인 것. 원 IP 소유자인 CCR의 허락도 없이 관련 저작물을 변형시킨데다, 누가 봐도 '포트리스' 게임으로 볼 수 있는 게임성이 문제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플레이스 워 개발사는 지난달 글로벌 거래소인 '게이트아이오'에 '플레이스' 코인까지 상장했다. 일부 국내 유튜버 및 블로거는 '플레이스 워'를 '포트리스 NFT 게임'으로 소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 포트리스 IP를 표절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레이스 워'. (사진=플레이스 워 홈페이지)
▲ 포트리스 IP를 표절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레이스 워'. (사진=플레이스 워 홈페이지)

김충연 PD는 "개발자 입장에서도 장르의 유사성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플레이스 워는 탱크가 탄을 쏘는 방식이나 속성 등을 어설프게 베껴 NFT 탄도 슈팅 게임의 퀄리티를 크게 낮췄다"고 토로했다.

현재 IP 소유자인 CCR은 플레이스 워 개발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황인수 대표는 "플레이스 워 개발사가 코인까지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 CCR과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CCR과 정식 IP 계약을 맺고 개발중인 관련 NFT 게임은 포트리스 아레나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레티아드는 내년 3월 베타 서비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포트리스 IP 기반 NFT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포스 나우' 버전 포트리스 IP 게임까지 더해 세 번째 프로젝트인 만큼 기존 단점을 보완해 NFT와 잘 어울리는 '포트리스 아레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황인수 대표는 "랜딩페이지가 오픈하면 해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마케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관련 인력을 충원해서 포트리스 아레나 개발이 더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충연 PD는 "기존 포트리스 IP 게임을 만들 당시 잘 했던 점은 개선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탄도 슈팅 게임에 대한 경험과 문제점을 보완한 결과물이 포트리스 아레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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