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 불모지서 ‘백신’ 한 우물…사업 외연 확장 ‘가속’

발행일 2021-12-05 13:00:03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전경.(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에 맞춰 사업 외연을 지속해서 확대 중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생산 경쟁력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백산 개발에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코로나19에 맞춰 위탁생산과 개발 영역 모두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최근 임상 1·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며 순항 중이다. 바이오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오랜 시간 백신 사업을 영위하며 쌓아온 자산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백신 ‘한 우물’ 판 SK바사, 코로나19 사업서 강점 보여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몇 안 되는 백신 개발·생산 전문기업이다. SK그룹은 1993년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신약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백신과 관련된 사업이 본격화된 시점은 2001년이다. 당시 SK케미칼이 동신제약을 인수하면서 백신·혈액제 관련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SK케미칼은 2005년 백신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하고, 2012년 안동 백신공장(L HOUSE) 준공하는 등 백신 관련 사업의 기틀을 다졌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 세포배양 4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출시하고, 2017년에는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주’ 출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SK케미칼은 2018년 7월 백신 사업 부문을 나눠 SK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전문 기업이란 특성을 살려 코로나19 대유행에 적극 대응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NBP2001’에 대한 임상을 시작했다. GBP510은 국제 민간 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유망한 코로나19 백신 파이프라인을 지원하기 위해 가동한 ‘차세대 코로나19 백신(Wave2)’ 프로젝트 대상에 선정된 바 있다.

생산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고,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도 따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3월 18일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백신 분야는 사업화하기 힘들어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난항을 겪는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 불모지에 가까운 우리나라에서 백신 사업에 뛰어든 몇 안 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춰 비교적 빠르게 성과를 올린 것은 세계적으로도 외면 받는 백신 시장에 일찍 진출해 관련 기술을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신은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 질병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등의 변수가 있어 사업화하기 힘든 영역으로 꼽힌다. 또 코로나19처럼 변이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감염병에도 효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연구 난도가 높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 백신 개발·생산 분야에서 ‘한 우물 파기’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관련 사업 현황.(자료=SK바이오사이언스 3분기 실적 보고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 순항 중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대응 성과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발표한 GBP510의 임상 1·2상 결과가 우수하게 나타나며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GBP510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GBP510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등 14개 기관에서 건강한 성인 328명을 대상으로 면역증강제 함께 투여한 임상 1·2상 결과, 투약군 99% 이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GBP510 접종자의 항체 형성 수준을 코로나19 완치자와 비교한 데이터도 확보했다. △유사바이러스 기반 중화항체(PBNA) △플라크억제시험법(PRNT) △효소결합면역흡착검사(ELISA)를 통해 GBP510접종 2주가 지난 시점의 중화항체 유도 수준을 검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면역 반응이 떨어지는 65세 이상의 고연령층을 포함했음에도 임상 1·2상 결과에서 높은 중화항체 유도 수준이 확인됐다”며 “GBP510은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해 유사하거나 우수한 면역원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3상을 통해 약 4000명에 GBP510를 접종할 계획이다. 이들을 통해 확보한 임상 3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종 허가를 획득할 계획이다. 국내 보건당국의 신속허가와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1·2상 결과.(자료=SK바이오사이언스)

사업 확대 ‘속도’…실적도 고공 행진
코로나19 백신 생산 영역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15일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의 품목허가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 완료했다. 국내에서만 4000만회분 이상이 공급될 신규 플랫폼의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를 위한 마지막 심사에 들어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VX-CoV2373의 국내 생산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NVX-CoV2373는 면역반응을 강화하고 높은 수준의 중화 항체를 유도하는 사포닌 성분 면역증강제 ‘Matrix-M’을 보조제로 사용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VX-CoV2373를 21일 간격으로 근육에 0.5㎖ 용량을 2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 내 전문가 자문회의·최종점검위원회 등의 심사를 통해 유효성·안전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의 중요성을 알리기에도 나섰다. 회사는 최근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고(故) 박만훈 SK바이오사이언스 부회장의 연구개발 업적을 기리기 위한 제도를 만들기로 했다. 올해 4월 별세한 박 부회장은 국내 세포배양 백신의 선구자로 꼽힌다. 회사는 ‘박만훈상’을 제정해 백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국내외 인물 및 단체를 선정해 수상할 계획이다.

양 기관은 박만훈상을 ‘백신 노벨상’으로 만들겠단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등 8명 이하의 전문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심사단을 구성한다. 심사위원들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개인 및 단체를 연 1회 추천받아 심사해 시상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왼쪽), 고(故) 박만훈 부회장의 아내 이미혜 여사(중간),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이 서울대학교 연구공원 내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진행된 ‘국제백신연구소-SK바이오사이언스 박만훈상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2의 코로나19에도 대비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이달 1일 고려대의료원과 글로벌 감염병 감시 및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한 산학협력을 맺었다. 양 기관은 이를 통해 미래 감염병에 대응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향후 3년간 △국내외 감염병 감시 체계 확립 △백신 개발 연구 △업계 전문가 육성 등을 공동 수행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과는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0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3% 증가했다.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 기록했다. 3분기에만 매출 2208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23.8%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764억원으로 137.3% 증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등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사업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4781억원을 기록했다.
(자료=SK바이오사이언스 3분기 실적 보고서)

(자료=SK바이오사이언스 3분기 실적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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