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고려대 "상권분석은 어렵다? 대학생도 가능했어요"...소상공인이라면 '평생 무료'

발행일 2021-12-07 09:00:03
"상권분석과 매장 컨설팅은 전문가만 가능하단 인식을 다시 한번 깬 것이 주요 성과였습니다."

이종헌 KT 빅데이터&마케팅세일즈 담당 상무는 최근 고려대와 진행한 소상공인 컨설팅 프로젝트를 이렇게 평가했다. 고려대는 학생들의 빅데이터 분석·활용 능력 향상을 위해 올해 9월부터 두 달간 서울시 종로구 소상공인 매장에 대한 무료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팅에 필요한 정형 데이터는 KT의 인공지능(AI) 상권분석 플랫폼 '잘나가게'로, 비정형 데이터는 업주 인터뷰로 확보했다.
KT 잘나가게 상권분석 데모 (자료=잘나가게 PC 페이지 갈무리)

잘나가게는 소상공인과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KT가 무료로 제공 중인 웹 기반 상권분석 도구다. 기존 지역 단위 상권보다 세분화된 건물 단위로 상권을 분석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주들을 잘나가게를 통해 자신의 매장 상권이 실제 어떤 모양으로 형성돼 있는지, 근처 업종별 평균 매출은 얼마인지, 상권 내 유동인구의 성별 및 연령대 등은 어떤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 계절,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상권의 추이도 지속적으로 확인 가능해 비전문가도 유의미한 수준의 상권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고려대 학생팀은 종로구 모 동남아음식점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해당 매장은 40대 부부가 운영하며 잘나가게로 분석한 결과 상권은 30~40대 남성 회사원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점심과 저녁시간 주문이 집중되는 구조였으며 주변 외식업 매출은 대부분 패스트푸드점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학생들이 잘나가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한 상권분석 프로세스 일부 (자료=KT)

학생들은 이를 기반으로 매장에 세트 메뉴 개발을 제안했다. 사전 인터뷰 중 업주는 신메뉴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인식했지만 30~40대 남성 회사원들에겐 단일메뉴보다 충분한 양과 합리적인 가격 구성을 지닌 세트 메뉴 추가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한 것. 이를 통해 객단가(1인당 매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저녁에는 30대 여성의 배달 주문이 늘어난다는 분석 데이터에 근거해 그들을 겨냥한 전용 세트 메뉴 구성도 주문했다.

이 상무는 "주어진 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하지 못해 컨설팅에서 일부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매장 운영이나 상권분석 경험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수준의 컨설팅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KT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두 가지 가능성을 도출했다. 구체적인 상권 데이터가 주어질 경우 비전문가도 '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유의미한 상권분석과 셀프 컨설팅이 가능해진다는 것. 그리고 디지털 세대와 잘나가게의 궁합이 중년 소상공인들에게 온라인으로 마케팅 저변을 넓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대 학생팀은 분석 데이터와 별개로 해당 매장이 네이버 플레이스 외에 온라인 홍보 수단이 전무하다는 점, 프로모션 설명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점 등을 확인하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30~40대의 SNS 사용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SNS 연계 이벤트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젊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온라인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은 중년 업주의 시야를 새롭게 틔워준 셈이다.

KT는 이를 선례로 잘나가게를 더 많은 지자체, 학생, 소상공인들이 유의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외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에는 서울시와 종로구 외 서울 소상공인들에 대한 무료 컨설팅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고려대와도 협력을 지속한다. 이 상무는 "젊은 학생들이 잘나가게로 IT에 익숙지 않은 기성세대를 돕고, 학생들도 이 과정에서 예비창업의 꿈을 한층 구체적으로 꾸는 그림이 그려진다면 KT 입장에서 참 보람찰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헌 KT 빅데이터&마케팅세일즈 담당 상무 (사진=KT)

KT는 잘나가게로 큰 수익을 낼 생각이 없다. 해당 서비스를 2020년 10월 개시하고 그동안 사용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아왔지만 유료 기능을 추가하지 않은 까닭이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지금까지 제공한 기능은 계속 무료로 유지하되 추후 기업형 제휴, 혹은 수요가 있는 일부 심화 기능에 대해서만 과금을 고려 중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서비스 제공 대상을 점진 확대하는 한편, 더 많은 이들이 잘나가게로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 상무는 "잘나가게와 제휴를 제안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건물 단위의 독특한 상권분석 데이터, 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보니 스타트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이를 녹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는 스타트업의 제휴 요청을 언제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중소상공인들과의 제휴도 열려있다.

한편 KT 자체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잘나가게에서 가장 높은 이용율을 보이는 정보는 상권분석 내 △유동인구 △배달분석 △내 업종·타업종 매출 등이며 주기적으로 제공되는 외식사업 팁과 트렌드 뉴스도 이용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인당 월간 이용횟수는 약 17회다. 사용자들이 이틀에 한 번 정도 접속해 상권 변화를 관찰한다는 얘기다. KT는 주기적인 서비스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 주1회 문자로도 상권 분석 정보를 보내준다. 추후 KT의 강점을 활용한 AI 기반 유선통화 데이터 분석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 상무는 "잘나가게 만큼은 표면적인 가입자 수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며 "그보다 진짜 이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실사용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잘나가게로 타사와 '경쟁'해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다만 소상공인, 스타트업,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 비즈니스를 할 계획이며 요청만 한다면 누구든 함께할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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