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해외 미디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티빙'(TVING) 등을 통한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한편 지난달에는 콘텐츠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미디어 동맹을 한층 굳건히 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바이아컴CBS'와의 파트너십을 더해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8일 CJ ENM에 따르면, CJ ENM은 미국의 미디어 기업 '바이아컴CBS'와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바이아컴CBS는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CBS, 쇼타임, 파라마운트 픽처스, 니켈로디언, MTV, 코미디 센트럴, BET, 파라마운트 플러스, 플루토 티비, 사이몬 앤 슈스터 등 다수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이다. 미국에서 바이아컴 CBS는 현지 최다 유선방송 시청자 수를 보유한 기업이며 방송과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론 콘텐츠의 제작·배급·광고를 아우르는 미디어 산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바이아컴CBS의 시가총액은 7일 기준 202.7억달러(약 24조원) 규모로 매출·업계 인지도·업력까지 더한 기준에서 디즈니-폭스, 컴캐스트(NBC유니버셜), 워너-디스커버리와 함께 미국 4대 미디어 기업으로 꼽힌다. 

▲ (사진=CJ ENM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CJ ENM 홈페이지 갈무리)
CJ ENM과 바이아컴CBS는 이번 계약을 통해 콘텐츠 공동 제작·투자를 포함해 전방위적 협업을 진행한다. 

양사는 CJ ENM의 고유 IP를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에 착수하고, 공동 기획개발·제작·투자·유통(배급) 등 전 단계에서 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드라마는 CJ ENM의 '스튜디오드래곤'과 바이아컴CBS의 자회사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협업을 진행하며 영화의 경우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함께 한다.

CJ ENM은 오는 14일 바이아컴CBS 산하 스트리밍 채널 '플루토 티비'에서 CJ ENM 브랜드관인 'K-Content by CJ ENM'을 론칭할 예정이다. 플루토 티비는 26개 국가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지난 3분기 기준 월 5400만명 이상의 월간 순수 이용자 수(MAU)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 플러스'에서 CJ ENM의 드라마 콘텐츠도 제공할 계획이다.

댄 코언 바이아컴CBS 글로벌유통본부장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전례 없는 글로벌 수요를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CJ ENM은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을 비롯해 국경을 초월하는 국제 히트작들을 배출했다. 이번 협업으로 CJ ENM과 함께 국경을 허문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을 가속화할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중점적으로 볼 부분은 '티빙'의 경쟁력 확대다. 양사는 티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바이아컴CBS는 내년 상반기 티빙 내에 '파라마운트 플러스 브랜드관'을 론칭할 예정이다. 티빙 가입자는 파라마운트의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퍼피 구조대' 등 바이아컴CBS의 인기 콘텐츠를 한 데 모아 시청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콘텐츠가 포트폴리오에 편입될 경우 티빙의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바이아컴CBS는 티빙에 전략적 투자자로 지분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7편의 티빙 오리지널 제작에 공동 투자할 예정이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CJ ENM은 글로벌 문화 영토 확장이라는 이재현 회장의 비전을 바탕으로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고유 IP가 바이아컴CBS의 제작 역량과 유통 채널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킬러 콘텐츠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CJ ENM)
▲ (사진=CJ ENM)
이처럼 CJ ENM은 글로벌 투자를 통해 콘텐츠 동맹군을 확보하는 한편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재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 인수 및 바이아컴CBS와의 파트너십 외에도 영화 '터미네이터', '미션임파서블' 등을 제작한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IP를 기반으로 한 미국판 드라마를 공동 기획·개발중이다. 미국 오리지널 작품인 '빅 도어 프라이즈'(The Big Door Prize)도 애플TV+ 편성이 예정된 상태이며, HBO에서 방영을 앞둔 TV판 '기생충' 제작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과 10월에는 일본 지상파 방송사 TBS그룹과 현지 애니메이션 기업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IP를 발굴 및 기획·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CJ ENM이 '티빙'의 해외 진출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주요 서비스 국가인 북미 지역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위주로 파트너십을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자체 성과를 거둔 사례는 많지 않다"며 "CJ ENM의 경우 제작부터 유통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온 만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티빙 등 자체 OTT 플랫폼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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