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 2050년 탄소중립 목표는 단순한 환경보호운동이 아니다. 21세기 기업의 존폐를 가를 새로운 생존게임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감축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선제적으로 나서는 기업들도 있는 반면, 새로운 질서에 허덕이며 도태될 기미를 보이는 기업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ESG 현재를 해부한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11일 글로벌 ESG 평가기관 탄소배출 정보공개 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1년도 삼성전기 수자원 관리(Water Security) 등급은 C다. CDP는 2016년부터 삼성전기 수자원 관리 등급을 평가했다. 삼성전기는 2018년을 제외하면 B-, B등급을 유지했지만 올해 다시 C등급이 됐다.

공개된 평가 방식에 따르면 CDP는 △물 관련 재정적 위험도 △물 사용량 및 재이용률 △수자원 관련 사업 전략 등을 평가한다. 이후 A, A-, B, B-, C, C-, D, D-, F 9개 등급을 차등 부여한다. A와 A-는 리더십 레벨(Leadership Level), C와 C-는 의식 레벨(Awareness Level) 등으로 수준이 나뉜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환경을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겠다”며 “환경성과를 높이기 위해 폐기물 배출, 수자원 관리 등 모범적인 친환경 방식을 모든 사업장에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폐수처리시설 증설 등 수자원 부문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CDP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수자원 관련 CAPEX(설비투자)는 75억원이다. 전년 대비 1217.5% 증가한 수치다. OPEX(운영비용)도 5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2.3% 늘었다.

투자 확대와 함께 용수 재이용률을 올리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CDP에 따르면 재이용률은 9.2%로 목표 대비 92.8% 달성이다. 다만 예년보다 떨어진 수치다. 삼성전기 2018년 재이용률은 15.9%, 2019년 재이용률은 16.8%다.

삼성전기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26년까지 재이용률을 40%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기는 CDP 제출 보고서에서 수자원 관리가 고객사 관계, 매출과 직결된다는 점을 알고있다고 답변했다. 실제 사례도 일부 공개했다. 삼성전기는 “C사는 2013년 물 공급망 정보를 요구했고, N사는 2014년에 이를 요구했다. 이 때문에 CDP 수자원 정보 공개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이를 통한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제품 제조를 위해 주로 한강, 낙동강, 금강에서 취수하고 있다. 취수량에서 방류수를 뺀 ‘실제 용수 소비량’은 예년보다 늘고 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한강, 낙동강, 금강에서 쓴 용수 소비량은 3004메가리터다. 2017년(2155메가리터)보다 849메가리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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