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13(좌), 아이폰13 프로 (사진=애플)
▲ 아이폰13(좌), 아이폰13 프로 (사진=애플)

최근 국내 아이폰13 시리즈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불거진 통화·문자메시지 수신 불량 이슈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14일 배포한 iOS 15.2 업데이트로 문제가 해결된 사용자들이 있는 반면,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최종적인 문제 해결의 키는 애플이 쥐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문제는 한 달 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해 10월 7일 아이폰13 국내 출시 직후 사용자 커뮤니티에는 "전화 수신이 잘 안 된다", "문자메시지가 뒤늦게 도착한다"는 몇몇 사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는데, 같은 증상을 겪었다는 이들이 다수 확인되면서 문제가 확대됐다. 특히 장애를 겪은 이용자 상당수가 LG유플러스 가입자로 확인되면서 애플과 LG유플러스는 원인 규명을 위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기기 제조사인 애플은 11월 18일, 12월 14일 2회에 걸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했지만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수신불량의 원인이 아이폰에 있는지 LG유플러스의 통신망 문제인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 애플 iOS 15.2 버전 릴리즈 내용 (자료=애플 홈페이지)
▲ 애플 iOS 15.2 버전 릴리즈 내용 (자료=애플 홈페이지)

LG유플러스는 원인이 아이폰13에 있다고 확신하는 입장이다. 자사만의 문제로 판단하기엔 경쟁사(SKT·KT)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용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LG유플러스에서 3사 중 유독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문제의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고 해결할 키는 애플이 쥐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수신 불량 문제에 대해 이통사는 오류 발생에 대한 로그 데이터 확인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통사는 어떤 사용자, 어떤 기기에서 수신불량이 발생했는지 여부만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은 이 데이터를 전달받아 제조사만 보유한 '시험용 기기'로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된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iOS 15.2 업데이트 상세 내역에도 '걸려오는 전화를 아이폰13 모델에서 수신하지 못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5.2 업데이트에 대한 LG유플러스와 사용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LG유플러스는 "업데이트 직후 확인된 오류 건수가 줄고, 고객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해결됐다는 피드백이 많다"는 입장이다.

반면 600여명이 모인 '아이폰13 수신불량 피해자 모임'에선 "업데이트 후에도 문제가 여전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문제가 개선된 건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LG유플러스로부터 대여한 아이폰12 임대폰 반납을 미루는 이들도 있다. 일부는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했으나 전부는 아니란 얘기다. 완전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제조사와 이통사의 지속적인 관심 및 신속한 추가 업데이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애플로부터 구체적인 원인 공개, 추가 업데이트 지원 계획 등에 관한 답은 얻을 수 없었다. LG유플러스는 추후 상황에 따라 임대폰 대여를 중단할 계획이다. 양사가 이번 문제에 대해 사실상 종결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남은 피해자들의 불편만 날로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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