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SE 2세대 (사진=애플)
▲ 아이폰SE 2세대 (사진=애플)

업계의 최근 루머를 종합하면 애플이 출시할 아이폰SE 3세대는 이번에도 아이폰X 이전 구형 폼팩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5인치 미만의 작은 크기와 물리 홈버튼은 2017년 아이폰X 이후 프리미엄 라인업에선 자취를 감춘 것이 특징이다.

애플 전문 외신 <나인투파이브맥>은 "아이폰SE 3가 아이폰SE 2와 같은 디자인으로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관련 유명 애널리스트 밍치 궈와 리서치 전문회사 DSCC의 대표 로저 영도 아이폰SE 3는 4.7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 애플이 생산 중인 스마트폰 중 4.7인치 모델은 아이폰SE 2가 유일하다.

아이폰SE 2는 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지 않고 전면 하단에 동그란 홈버튼을 탑재한 초기 아이폰 형태로 출시된 마지막 프리미엄 모델 '아이폰8'과 동일한 폼팩터로 출시됐다. 그러면서 가격은 상위 모델(최소 699달러)보다 저렴한 399달러(미국 기준)로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전작 아이폰11에 사용된 프로세서를 탑재한 만큼 성능도 준수했다.

이처럼 애플이 아이폰SE 시리즈를 구 모델 디자인으로 저렴하게 출시하는 배경은 기존 아이폰에 향수를 가진 사용자, 작고 저렴한 실속형 아이폰을 찾는 사용자들을 애플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묶어 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애플이 2020년 출시한 아이폰SE 2는 그해 아이폰6·7(2014~2015년 출시) 등 구형 아이폰 사용자의 교체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SE 2가 출시된 2020년 2분기 시장조사업체 CIRP가 공개한 신규 아이폰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SE 2의 판매 비중은 전체의 19% 수준이었다. 동일한 폼팩터의 아이폰8 판매량을 더하면 해당 분기 구형 디자인 아이폰의 판매 비중은 약 27%에 이른다. 또 아이폰8과 아이폰XS 시리즈가 함께 출시된 2019년에도 같은 기간 아이폰8은 아이폰XS와 유사한 판매량을 보였다.

▲ 2019년, 2020년 2분기 아이폰 판매량 (자료=CIRP)
▲ 2019년, 2020년 2분기 아이폰 판매량 (자료=CIRP)

최근 JP모건의 분석은 이 같은 기대에 힘을 실어준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SE 3가 3억명의 구형 아이폰 모델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며 2022년 아이폰SE 연간 판매량을 약 3000만대로 추정했다. 참고로 LG전자가 사업 철수 전 연간 2000만~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모델로선 적지 않은 수다.

이와 함께 신흥시장 점유율을 의식한 것인지, 애플은 아이폰SE 3의 가격을 기존 시리즈 대비 낮게 출시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SE3의 예상 가격은 269달러~399달러 미만이다. 프로세서는 올해 아이폰13 시리즈에 탑재된 A15 바이오닉 탑재, 5G 지원이 유력하다.

애플은 2021년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조사(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서 14%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20%의 삼성전자이며 3위는 1% 차이로 뒤진 샤오미다.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구도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저가형 모델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애플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해당 기간 애플이 경쟁사들을 점유율로 압도한 지역은 안방인 북미뿐이다. 10월 기준 중국에서 애플이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긴 했으나 2, 3위 중국 업체인 비보, 오포와의 점유율은 2~3% 수준에 불과하다. 또 수억명 이상의 잠재적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가 남아 있는 인도에서는 아직 애플의 점유율이 미미한 상황이다. 인도는 현재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폰 중심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흥시장으로, 애플 역시 점유율 제고를 노린다면 한층 가성비 좋은 보급형 아이폰 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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