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요약하면?

•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세대들은 NFT를 더 익숙하고 가치 있는 자산으로 바라본다. 블록체인-메타버스-NFT 수순으로 이어진 새로운 디지털 세계에서 NFT는 경제활동 구조의 주축이 된다.

• 투자 목적으로만 NFT에 접근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현재 NFT 시장에는 일부 거품이 끼어 있다. 팬심을 갖고 수집가의 입장에서 차근차근 접근해야 실망하지 않는다.

• NFT 시장에선 단순 크리에이터 외에 생각보다 다양한 직업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시장 초기에 미래 가치를 두고 먼저 뛰어든 사람들에게 성공의 기회가 더 많이 열릴 수 있다. 

NFT는 올해 IT 업계의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디지털 공간에만 존재하는 NFT 그림이 수백억원에 판매된 사례, 게임 아이템을 NFT로 만드니 게임도 즐기고 NFT 판매로 돈도 벌 수 있는 사례 등이 잇따라 조명되면서 많은 이가 NFT 크리에이터가 되는 법, NFT 거래로 수익을 얻는 법 등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이사는 NFT가 주목받게 된 건 기술과 시대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시각이다.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비대면 세상을 이끄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그 안에서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구체화하고 경제활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NFT의 조합은 말 그대로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만들고 있다. 제2의 인터넷이 이 안에서 만들어질 거라 말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다.

하지만 NFT가 장기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존속하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이 이사는 재미와 팬심을 꼽았다. NFT를 단순히 투자 대상으로만 보고 섣부르게 접근하기보단 팬심으로 재미를 갖고 접근해야 실망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또 이 같은 환경을 만드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 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 이사가 <블로터></div> 주최로 열린 테크웨비나: NFT로 즐기고, 만들고, 벌어라!에서 유명 IT 유튜버 '가전주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 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 이사가 <블로터> 주최로 열린 테크웨비나: NFT로 즐기고, 만들고, 벌어라!에서 유명 IT 유튜버 '가전주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Q. 더샌드박스는 어떤 NFT 사업모델을 갖고있나?
A. 더샌드박스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우선 '복스에딧'과 '게임메이커'라는 두 가지 도구로 사용자들이 복셀(Voxel, 3차원 도트)화된 NFT 자산들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프로그램 코딩을 못해도 레고를 조립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된다.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는 더샌드박스 내 '랜드'라는 가상 부동산에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Q. NFT가 최근 시장의 큰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A. 몇 년 전 블록체인이 크게 화두였다. 이후 메타버스와 NFT가 차례로 주목받았는데 이게 사실은 하나의 '수순'이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원래 인터넷과 중앙화된 디지털 서비스들을 견제해서 만들어진 기술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위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구동됐고, 메타버스는 그 서비스들이 최적화된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이어 새로운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내에서 실질적인 경제활동 구조를 만들기 위해 주목받고 있는 요소가 바로 NFT다.

사실 NFT가 없어도 메타버스가 돌아가고 블록체인이 없어도 메타버스는 돌아간다. 하지만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세 가지가 결합되는 순간 시너지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특히 NFT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이 더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접해온 세대고 현실세계에 있는 물건의 가치와 디지털 세계에 있는 물건의 가치를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들에겐 진짜 그림이나 가상의 그림이나 가치가 비슷하기 때문에 NFT가 막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이 시점에 NFT의 가치와 효용을 더 적극적으로 인정해주는 경향이 있다.

Q. NFT 크리에이터가 되는 방법이나 사례 등이 궁금하다.
A. 더샌드박스 기준으로 보면, 애초에 우리가 제공하는 도구들이 상당히 크리에이터 친화적이다. 이를 통해 이미 많은 이들이 국내외에서 더샌드박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고 우리를 통해 처음 NFT 크리에이터가 된 이들도 많다. 그중에는 NFT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있다. 더샌드박스에서 랜드 세일을 한다니까 들어와서 보다가 이런저런 도구에 매료돼 함께하게 되는 경우다. 또 픽셀이나 복셀을 좋아하는 분들이 색다른 재미를 찾아온 사례 등 경로는 다양하다.

Q. 장기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NFT들은 어떤 게 있나?
A. 현시점에서 어떤 NFT가 가치 있을 거라 논하는 건 다소 섣부른 감이 있다. 게다가 NFT 시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거품이 낀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NFT는 애초에 그림을 그려 비싸게 판매하는 목적으로 탄생하지 않았다.

NFT는 누가 처음에 이것을 만들었고 누가 보유했으며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명확하게 기록하려고 만들어진 기술이다. 투자 가치에만 집중하기보단 내가 정말로 보유해보고 싶은 디지털 자산은 무엇인지 생각해서 '나만의 콜렉션'을 만들겠단 '팬'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자 목적으로만 접근하면 NFT에 실망할 수밖에 없고 재미도 느낄 수 없게 된다.

Q. NFT 거래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A. NFT도 다른 자산들과 동일하게 대우받아야 하는 게 맞다. 만약 일반 예술품이 과세 대상이라면 NFT 예술품도 당연히 과세해야 하는 게 맞다. 다만 지금은 NFT가 계속 비싸게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NFT 본질에 집중하기보단 투기 대상, 당연한 규제 대상으로 비치는 감이 있다.

그리고 유명 제작자나 브랜드의 NFT를 거래할 땐 그것이 정상적인 절차로 판매 중인 것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재 많은 이들이 오픈씨(Opensea) 같은 NFT 마켓에서 거래를 하는데, 이들 플랫폼은 유통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뿐 NFT 하나하나가 전부 정품인지 검증하진 않는다.

예컨대 누군가 오픈씨에서 더샌드박스 로고를 NFT로 그럴듯하게 만들어 올렸다고 하자. 잘 모르는 구매자들은 '오픈씨에 올라왔으니 당연히 진짜일 것'이라며 구입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있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게, NFT로 만들어졌다고 안팎의 모든 것이 보장되지 않는다. NFT를 가볍게 구매하지 말고 '팬심'을 갖고 알아보며 사라고 계속 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만약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NFT를 판매한다고 하면 그 사람이 공식적으로 소통하는 채널에서 발행 계획을 살피고, 어떤 주소에서 판매하고 있다 같은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사면 큰 문제가 없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이 작품 비싼 건데 좀 싸게 나왔네'하고 구입하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 블로터 테크웨비나를 진행 중인 스토리텔러들. (왼쪽부터) 김영일 다날핀테크 전략기획실장, 김동민 위메이드 신사업팀장, 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 (사진=블로터)
▲ 블로터 테크웨비나를 진행 중인 스토리텔러들. (왼쪽부터) 김영일 다날핀테크 전략기획실장, 김동민 위메이드 신사업팀장, 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 (사진=블로터)

Q. NFT 크리에이터는 직업이 될 수 있을까?
A. 어떤 NFT가 가치 있을 것이냐 같은 질문과 마찬가지로 직업적 안정성도 지금 당장 보장하긴 어렵다. 다만 몇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유튜브의 사례다. 불과 10년, 15년 전에 유튜브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그 누구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안정적 삶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못했다. 하지만 남들이 고민할 때 먼저 그 시장의 가치를 알아보고 진입한 이들 가운데 정말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NFT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초창기이고 확신할 수 없지만 이 안에서도 크리에이터 외에 다양한 직업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더샌드박스만 하더라도 가상의 NFT 부동산인 랜드를 중계하는 사람, 좋은 랜드를 골라주는 사람, 콘텐츠 디자인을 만드는 사람, 불법적인 NFT를 필터링해주는 사람 등 범주도 다양하다. 메타버스와 NFT가 결합하면 정말 다방면에서 수익화 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조금만 겪어보면 알 수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변화, 그리고 이런 NFT의 특징들을 생각해보면 직업화를 꿈꾸는 이들이 좋은 영감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Q. 어떤 NFT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까?
A. NFT가 갖는 여러 속성 중 '재미'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가치'조차 그다음이다. 최근 NFT 게임에는 P2E(Play to earn, 즐기면서 돈을 벌다) 개념이 중요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예전에는 내가 게임을 즐기며 소비만 했다면, 이젠 게임을 즐기면서도 그 안에서 만들어진 나의 NFT를 판매함으로써 실제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 중이다.

하지만 P2E 모델의 핵심은 플레이가 '노동'이 되면 안 된다는 거다. 돈이 벌리니까 재미가 없어도 플레이하게 만든다면 그건 더 이상 P2E로서 가치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장기적인 지속성도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더샌드박스는 재미와 가치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에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다. 최근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에서 투자받은 1000억원도 대부분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그들이 더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복스에딧과 게임메이커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데 쓸 계획이다.

또 이미 우리 툴을 이용해 게임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는 펀드도 운영 중이다. 이를 계속 키워나가면서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이곳에 지원하고, 더샌드박스도 더 다방면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성장해 나가려 한다.

Q. NFT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현업에 있다 보면 지금의 NFT 시장은 정말 '뜨겁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이제 막 시작하는 시장이다. 그만큼 이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그 어떤 기회나 성공은 남보다 열린 마음을 갖고 접근하는 이들에게 더 많이 주어질 것이라 본다. 쉽지만은 않겠지만, 지금이 바로 NFT가 어떤 기술이고 내가 이 시장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좋은 시기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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