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회장 승진한 김학동 사장.(사진=포스코)
▲ 부회장 승진한 김학동 사장.(사진=포스코)

포스코그룹이 22일 대규모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철강 부문의 경영 안정과 그룹 사업 전반을 콘트롤할 수 있도록 '안정 속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이다. 신설법인이 될 철강 부문(포스코)과 지주사가 될 존속법인 포스코홀딩스의 향후 CEO를 미리 가늠할 수 있었다는 관측이다.

▲ 왼쪽부터 김학동 사장, 전중선 부사장, 정탁 부사장.(사진=포스코)
▲ 왼쪽부터 김학동 사장, 전중선 부사장, 정탁 부사장.(사진=포스코)

김학동 포스코 사장은 부회장으로, 전중선 글로벌인프라부문장과 정탁 마케팅본부장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중 전중선 부사장은 포스코에서 전략기획본부장과 글로벌인프라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전 부사장은 향후 지주사 전환 후 포스코홀딩스에서 그룹 사업 전반을 지휘하고, 미래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포스코에서 부회장을 지낸 인사는 황경로 부회장(1990~1992년)과 정명식 부회장(1992년~1993년)이 유일하다. 이들은 모두 박태준 회장에 이어 포스코의 2대, 3대 회장을 지냈다.

김 사장은 30년 만에 포스코에서 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그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 미국 카네기멜런대학교에서 재료공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 포항제철소장, 2017년 광양제철소장을 거치는 등 포스코의 생산부문 전문가다.

포스코는 철강사업 분야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그룹의 중심인 사업회사라는 위상을 고려해 김 사장을 부회장으로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과 함께 주목해야 할 승진 인사는 전중선 부사장이다. 전 부사장은 최 회장 체제에서 그룹의 경영 전략과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 이른바 최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전 부사장은 2016년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그룹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을 당시 전무로 승진했다. 2018년 최정우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무 승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듬해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고, 지난해 글로벌인프라부문장을 맡았다. 

이전까지 포스코는 글로벌인프라사업관리실을 두면서 실장급을 전무에게 맡겼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글로벌인프라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위상을 높였고, 그룹의 핵심 임원인 전 부사장이 조직의 수장을 맡았다. 포스코는 이때부터 그룹의 정체성을 철강이 아닌 '글로벌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전 부사장은 내달 포스코의 물적분할과 지주사 전환이 주주총회를 통과한다면 포스코홀딩스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사로 알려졌다. 그룹의 투자 전략과 경영 전략을 관장한 만큼 지주사에서 해당 업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투자형 지주사로서 미래사업 포트폴리오를 개발하고, 그룹의 사업관리를 하는 업무를 한다. '재무통'이자 '전략통'인 전 사장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라는 평이다.
   
포스코그룹은 사상 최대 성과에 걸맞게 임원 37명의 신규 보임 및 48명의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현장 생산과 안전의 중요성을 고려해 상무보급 전체 승진 인원의 약 40%는 현장 출신으로 이뤄졌다. 제철소 현장 과장급 이상 직원의 승진 규모를 전년대비 10%이상 대폭 확대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체제하에서의 미래 사업 육성을 위해 이차전지소재, 수소, AI 등 신사업·신기술 R&D를 주도할 '미래기술연구원'을 발족했다. 관련 분야 전문가를 외부에서 대거 영입했다.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이차전지소재연구소장에 김도형 포스코케미칼 상무(에너지소재연구소장)를 보임했다. 그는 음극재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수소∙저탄소 연구소장에 윤창원 KIST 박사, 연구위원으로 CCUS 전문가인 美KBR 출신 윤주웅 박사를 영입했다. AI연구소장에는 김주민 상무, AI연구센터장에 김필호 상무, 포스코ICT AI기술그룹장에 윤일용 상무보를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또 임원급 뿐만 아니라 각 해당분야에 전문가 및 교수·고문 등 총 60여명을 채용하는 등 신규사업 분야부터 적극적으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ESG경영 강화를 위해 2050 탄소중립 추진 및 산업 보건 관리 조직도 신설한다. 저탄소, 수소환원제철 체제로의 성공적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저탄소공정연구소, 탄소중립전략그룹, 전기로 사업 추진 테스크포스(Task Force)팀을 각각 신설한다. 작업자 위생 관리, 질병 및 감염병 방지, 유해인자 차단 등 구성원 건강 보호, 증진을 위해 보건기획실도 신설한다.

기업법무를 리딩하고 있는 법무실 권영균 상무보를 40대 임원으로서 발탁 승진했다. 보건관리 전문가인 포스코 협력사 ㈜태운 강주성 대표를 신설되는 보건기획실장으로 발탁 보임하는 등 성과주의 인사를 한층 더 강화했다. 그는 포스코에서 약 22년 동안 노무 및 환경보건 분야 업무를 맡았다. 이후 협력업체 사장을 지낸 후 다시 포스코로 돌아왔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