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네이버·카카오 로고
▲ 사진=네이버·카카오 로고

네이버·카카오가 ‘초(超)거대 인공지능(AI)’ 기술 주도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글로벌 학회에서도 잇딴 성과를 내면서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학회 성과 잇달아 발표한 네카오
29일 카카오는 올해 총 25개 글로벌 학회에 40건의 AI 논문을 등재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브레인·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각각 발표한 15건, 25건의 논문을 합친 숫자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브레인은 올해 상반기 △폐 결절 진단 AI 자동화 모델 △기압 진동 사전예측 모델 등을 발표하는 등 의료·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세계적 권위의 학술대회 ‘CVPR 2021’에서는 2건의 논문을 등재하며 상위 4%에게 제공되는 구두 발표의 영예를 얻었다. 하반기에도 대표적인 국제 AI 학술대회인 ‘ICML’에 논문 2건을 등재한 데 이어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분야 국제학회 ‘뉴립스(NeurIPS)’ 챌린지에서 컴퓨팅 능력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자연어처리·컴퓨터 비전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15개 학회에 총 25개 논문을 등재했다. 특히 컴퓨터 과학 분야 최고 수준 학회 중 하나인 국제 컴퓨터 비전학회 ‘ICCV’에 논문을 발표했고, 뉴립스에서는 컴퓨터 비전 분야 데이터 편향성 문제를 개선한 방법론 연구를 인정 받아 연구 상위 1%에게 제공되는 구두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26건의 논문 등재에 이어 올해에도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카카오의 약 3배에 달하는 정규 논문을 발표하면서 ‘숫자’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지난 27일 네이버는 네이버 클로바, 서치CIC, 파파고, 네이버랩스유럽, 라인에서 발표한 논문 등을 합치면 올해 네이버·관계사 등에서 글로벌 학회에 발표한 논문이 112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 클로바가 올해 글로벌 탑티어(top-tier) AI 학회에서 발표한 정규 논문만 66건으로 나타났다. ICASSP, 인터스피치(Interspeech), ICCV, EMNLP 등 글로벌 최고 수준 학회에서도 두 자리 수 논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최고 연구 기관들과의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온 결과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성과는) 글로벌 연구 그룹 중에서도 상위 수준”이라며 “정규 논문 발표 외에 학술지, 워크샵, 챌린지까지 포함하면 한해 동안 네이버·​NLE·​라인은 무려 185건의 AI 논문을 등재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발표 논문 중 약 40%는 산학협력 인턴십을 통한 성과이며, 약 25%는 해외 연구 그룹과의 협업을 통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올해 서울대·​카이스트와 각각 초거대 AI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베트남 하노이과학기술대학(HUST)·​우정통신기술대학(PTIT)과도 공동으로 AI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독일의 튀빙겐 대학과도 공동연구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초거대 AI, 누가 선점할까
두 회사는 초거대 AI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연구 논문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5월 국내 최초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다. 하이퍼클로바는 오픈AI의 ‘GPT-3’ 파라미터(매개변수) 1750억개를 뛰어넘는 2040억개 규모를 자랑한다. 뉴스 50년치, 네이버 블로그 9년치에 달하는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AI 연구 성과의 40%를 검색·쇼핑 등 실제 네이버 서비스에 직·간접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추후 하이퍼클로바를 글·이미지·음성 등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다감각) 모델로 확장할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도 지난달 GPT-3의 한국어 특화 버전인 ‘코지피티(KoGPT)’를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Github)에 공개한 데 이어 이달 초거대 AI 멀티모달 ‘민달리(minDALL-E)’를 선보이면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처럼 멀티모달 AI 모델을 개발 중으로, 내년 외부에 이를 공개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 관계자는 “초거대 AI 모델 등 AI 기술을 외부에 공개해 다양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헬스케어·교육 영역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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