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IPTV 'olleh tv'.(사진=KT 홈페이지)
▲ KT의 IPTV 'olleh tv'.(사진=KT 홈페이지)

유료 VOD(주문형비디오) 매출은 줄어드는 가운데 주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콘텐츠 대가 갈등은 지속돼 KT·SK브로드밴드(SKB)·LG유플러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PTV를 비롯한 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들의 주 매출원은 가입자로부터 받는 수신료와 장비임대료, 홈쇼핑채널로부터 받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다. 수신료에는 고정적으로 받는 IPTV 이용요금과 시청자들이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유료VOD로 구성된다. 유료 VOD는 IPTV의 효자 노릇을 했지만 최근 수년간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연도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와 '2020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에 따르면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최근 5년간 유료 VOD 수신료 추이는 2018년 8205억원까지 늘었다가 2019년 7914억원, 2020년 7556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OTT에서 콘텐츠를 이용하다보니 IPTV에서 유료로 VOD를 보는 경우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사들이 주요 채널 사이에 홈쇼핑 채널을 편성하고 받는 송출수수료도 지속적인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네이버와 쿠팡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라이브커머스 시장도 커지고 있어 홈쇼핑 사업자들의 매출이 정체 상태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2021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TV홈쇼핑사들의 매출은 2018년 3조705억원, 2019년 3조1501억원, 2020년 3조941억원 등 3조원대에서 정체 중이다.

유료방송 가입자의 증가율도 둔화 추세다. 연도별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율은 2016년 6.2%, 2017년 5.5%, 2018년 3.5%, 2019년 3.2%에 이어 2020년 2.9%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매출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비용은 증가할 전망이다. 유료방송사들은 콘텐츠를 수급하면서 주로 비용이 발생한다. PP들을 자사의 플랫폼에 채널을 부여하고 콘텐츠를 송출하도록 하면서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웨이브·티빙·왓챠 등 콘텐츠를 볼 수 있는 OTT가 늘어나면서 특히 킬러 콘텐츠에 대한 가치가 과거보다 커졌다. 콘텐츠를 수급해야 하는 유료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자들이 많이 찾는 비싼 콘텐츠를 사와야 하다보니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충돌도 일어났다. 지난해 LG헬로비전과 티캐스트는 FOX 채널 종료 여부에 대해 분쟁을 겪었고 딜라이브와 CJ ENM은 콘텐츠 대가를 놓고 충돌했다. CJ ENM은 올해는 IPTV 3사와 갈등을 겪었다.

유료방송사와 PP간의 갈등이 이어지자 결국 정부가 중재자로 나섰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운영한 유료방송 상생협의체는 29일 선계약후공급·평가 하위 10% 채널 계약종료 기준 등을 골자로 한 '유료방송시장 채널계약 및 콘텐츠 공급절차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유료방송사들은 매출은 정체되기 시작했고 비용은 급격하게 커질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유료방송사와 PP가 서로 협력하며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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