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ICT의 원가율이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개발자 등 IT 인력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포스코ICT의 외주비용을 높인 영향이다. 포스코ICT는 스마트 팩토리와 RPA 등 생산과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원가구조가 악화됨에 따라 솔루션이 필요한 처지가 됐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ICT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9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74억원, 순손실은 325억원에 달했다. 포스코ICT가 영업손실을 낸 건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영업이익률이 3% 미만으로 하락하는 등 수익성 악화의 조짐이 보였는데, 올해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경영난이 본격화됐다.

포스코ICT의 적자는 원가구조가 크게 악화된 영향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원가율은 90.5%를 기록해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원가율은 87.2%다. 올해 3분기 누적 원가율은 2012년(89.7%) 이후 가장 높았다. 원가율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투입된 비용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90%를 기록했다는 건 100원을 벌기 위해 90원을 지출했다는 의미다. 통상 제조업의 경우 원부자재를 구입해 생산하고 있어 원가율이 높게 나타난다.

일회성비용인 퇴직급여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올해 3분기 포스코ICT의 누적 관리비는 758억원을 기록했다. 퇴직급여가 전년 동기 대비 378.5%(237억원) 증가하면서 수익성을 더욱 끌어내렸다. 퇴직급여는 일회성 비용인 만큼 내년부터 일반 관리비의 부담은 평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동종 업계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들은 △LG CNS △에스엠코어 △티라유텍 △효성ITX 등이 있다. 이중 포스코ICT의 원가율은 에스엠코어(92.3%)와 티라유텍(102.4%)보다 낮고, LG CNS(84.7%)와 효성ITX(89.5%)보다 높다. 

포스코ICT의 사업부문은 스마트팩토리 등 엔지니어링과 IT 솔루션 부문으로 나뉜다. 엔지니어링 매출이 전체 매출의 48%를 차지하고 있어 비중이 가장 높다. 37%는 IT솔루션 매출이며 시스템 유지보수와 서버 매출은 각각 7%, 5%이다. 포스코ICT는 서버와 모터 등 영업활동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구입하는데 원가의 42%(1448억원)를 쓰고 있으며, 외주비로 58%(1998억원)를 썼다.

이중 외주비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지급되는 비용으로 사실상 외주인력이 개발자들에게 지급되는 비용이다. 전년에는 외주비 비용이 60%(2613억원)을 차지했고, 2015년과 2017년에는 각각 51%(2080억원), 53%(1917억원)를 기록했다. 외주비 비중이 높아진 건 개발인력의 인건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추진되고 스타트업이 급부상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IT 인력의 몸값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외주에 맡기는 포스코ICT의 비용 부담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포스코ICT의 수주 잔고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잔고는 7605억원을 기록했다. 수주 잔고가 1조원을 넘었던 2015년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수주 규모가 커져야 외주비의 비용 부담도 줄어드는데, 수주 규모가 줄어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원가구조를 개선하려면 영업능력을 개선해 수주 잔고와 매출 규모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전 산업에 걸친 디지털 전환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포스코ICT의 노력으로 외주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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