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황 SKT ESG추진담당 소셜교육팀장이 서울시 중구 SKT T타워에서 진행된 <블로터></div>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T)
▲ 김황 SKT ESG추진담당 소셜교육팀장이 서울시 중구 SKT T타워에서 진행된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T)

SK 계열사들에게 사회적가치가 갖는 의미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특별하다. 사회적가치 추구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회사의 KPI(핵심성과지표)에 사회적가치를 반영하며 구성원들에게 경제적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 될 것을 주문했다. SK텔레콤은 주력인 정보통신기술(ICT)의 역량을 활용해 장애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하며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SKT ESG추진담당의 소셜교육을 맡고 있는 김황 팀장을 만나 장애 청소년 코딩 교육에서 사회적가치를 찾는 방법에 대해 들었다.

SKT의 ESG 활동을 맡고 있는 ESG추진담당은 △Social Safety Net팀(행복커뮤니티, AI 스피커 어르신 돌봄) △환경정책팀 (탄소배출권 대응) △해피해빗팀(다회용컵·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프로젝트) △Social 교육팀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이가운데 소셜교육팀은 디지털 취약계층이 겪고 있는 정보격차를 해소해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조직이다. SKT는 장애 청소년에게 주목했다.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비장애 청소년들은 학교와 학원 등에서 코딩 교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애 청소년들은 코딩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다. 학생들의 장애 유형과 정도가 모두 다른데 각자가 인지 할 수 있는 코딩 교재와 가르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SKT가 마련한 것이 장애 청소년 대상 코딩 교육 프로그램인 '행복코딩스쿨'이다. 

SKT는 지난 2019년부터 교육부 산하의 국립특수교육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산하 소프트웨어교육혁신센터와 함께 장애 청소년 대상 코딩 교육 콘텐츠를 제작했다. 콘텐츠는 청각·시각·지체·발달·특수학급 등 5개 유형으로 제작됐다. 장애 유형별로 필요한 콘텐츠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9년 1학기 10개 학교에 시범적으로 콘텐츠를 보급하면서 현장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콘텐츠를 보완했다. 이후 2021년까지 3년간 총 105개 학교의 1055명의 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진행했다. 전문 강사도 학교별로 파견했다. 학교의 기존 교사들도 수업에 동참하며 코딩 교육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김 팀장은 장애 유형별 코딩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각 학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와 다시 힘을 내는 계기로 삼았다. 구미혜당학교 관계자는 "학생의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자료와 교육방법, 보조공학기기, 정보화기기 등이 배치돼 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뤄졌다"며 "학생들이 역할 분담을 통해 협동 코딩 학습을 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천연일학교에서는 코딩 강사가 드론이나 3D 프린팅에 대해서도 소개해줘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고 미래 사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장애 청소년 대상 코딩 교육 콘텐츠를 기본과정에서 심화과정으로 업그레이드했다. 2021년 4월에 심화과정 콘텐츠를 제작해 일부 학교에 적용했다. 코딩 교육 로봇 알버트를 활용한 블록 코딩이 주를 이루는 기본과정과 달리 심화과정에는 텍스트 코딩을 하며 웹사이트 구축까지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담겼다.

김 팀장은 행복코딩스쿨로 인해 장애 청소년들에게도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재능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장애인은 힘든 업종이나 사회적기업에서 단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코딩 교육과 같은 다양한 교육 기회가 주어져 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사회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직업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코딩스쿨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 SKT의 장애 청소년 대상 교육 콘텐츠의 일부 화면. (사진=SKT)
▲ SKT의 장애 청소년 대상 교육 콘텐츠의 일부 화면. (사진=SKT)

SKT는 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코딩 경진대회도 지난 1999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대회 명칭만 정보검색대회→메이커톤대회→행복코딩챌린지로 변경됐을뿐 장애 청소년들이 코딩 실력을 겨루는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는 같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하지만 SKT는 대회를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2021년에는 전국의 5개 스튜디오에 50명 이하의 학생들을 배치한 각각의 대회장을 마련하고 실시간 방송으로 스튜디오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김 팀장은 행복코딩스쿨과 행복코딩챌린지를 통해 경제적가치는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기업이 이러한 사업을 지속하거나 확대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매년 수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장애 청소년 대상 코딩 교육 콘텐츠가 교과서로도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코딩 교육 콘텐츠가 교과서로 지정된다면 제도권 내에서 장애 청소년들이 코딩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장애인에게도 평등한 교육 기회를 부여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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