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기술은 올해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플레이하며 돈을 버는 '플레이 투 언'(P2E) 모델로 수요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서비스가 가능한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인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 버전'을 통해 성공 사례를 보여준 만큼,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NFT 도입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위메이드 그리고 컴투스
현재 가장 많은 인프라를 확보한 기업은 '위메이드'와 '컴투스'(컴투스홀딩스 포함)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 버전'을 토대로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르4 글로벌 버전에서는 캐릭터를 40레벨까지 육성한 이후 게임 내 광물 '흑철'을 캐면, 이를 '드레이코'로 변환 가능하다. 드레이코는 다시 소유자의 '위믹스 월렛'에서 매도를 통해 위믹스 크레딧으로 바꿀수 있으며 이를 위믹스 코인으로 전환해 거래소 입금 주소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게임 플레이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 덕분에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7달러(약 8302원)였던 위믹스 월 거래금액은 7개월 만인 8월 들어 18만5912달러(약 2억2049만원)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말 미르4 글로벌 버전 출시 이후인 9월 위믹스의 월 거래액은 2905만5135달러(약 344억5939만원)까지 상승했다.

▲ (사진=위믹스네트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위믹스네트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미르4 글로벌 버전과 위믹스 플랫폼이 성장세를 보이자 중소형 게임사들의 협업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할 경우 게임간 아이템 거래나 연동성 면에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상 아이템 거래 등으로 얻은 게임 재화를 현금화해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다른 게임의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 특히 NFT화된 아이템의 경우 위·변조가 불가능하며, 고유 가치를 인정받는다. 

최근 '뮤' IP로 잘 알려진 '웹젠'도 위메이드와 위믹스 플랫폼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관련 생태계에 참가하는 기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위메이드와 함께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컴투스 그룹도 주목할 만하다. 

'컴투스홀딩스'로 사명을 바꾼 게임빌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블록체인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가상자산 플랫폼 기업 '제나애드'를 인수한 데 이어 게임제작본부를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최적화된 조직으로 재편하는 등 위메이드 못지 않게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쓰는 모습이다. 블록체인 게임 제작 및 토큰 시스템(C2X)을 구축하는 한편 '하이브'를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 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과 컴투스 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C2X 기반 게임 라인업. (사진=C2X 홈페이지 갈무리)
▲ 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과 컴투스 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C2X 기반 게임 라인업. (사진=C2X 홈페이지 갈무리)
컴투스홀딩스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사이 컴투스도 게임 개발 및 사업 확장을 통한 생태계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사는 내년 1분기부터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월드 오브 제노니아' 등 자체 개발 블록체인 게임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여기에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컴투버스'를 가동해 컴투스 그룹만의 가상현실을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컴투버스는 사회, 문화, 경제 등 현실 세계의 인프라를 디지털 세상으로 옮긴 프로젝트로 현재 독자적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메타노믹스)을 표방하고 있다. 컴투스 그룹은 내년 하반기 약 2500명 규모의 그룹사 전체를 컴투버스로 입주시키는 한편 '위지윅스튜디오'와 그 자회사 '래몽래인' 등 관계사 및 협업 파트너사와 메타노믹스 관련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자체 생태계 구축하는 기업들
위메이드나 컴투스와 손잡는 협력사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자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인 위메이드의 위믹스 플랫폼이 시장 선점에 한 발짝 다가선 만큼, 밸류체인 완성도를 높여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위메이드도 위믹스 플랫폼을 론칭해 해외 지역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하기까지 3년이 넘게 걸렸던 만큼, 자체 밸류체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쿠키런: 킹덤' 개발사인 데브시스터즈도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신규 인력 충원 및 기술 연구에 돌입했다. 'NFT 마켓 플레이스'를 비롯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 및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사업군을 자체 시스템 내에서 소화하겠다는 목표다. 

'그랑사가' 개발사인 엔픽셀 역시 관련 기술 도입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엔픽셀은 그랑사가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검토중인 상황이다. 올 들어 '그랑버스'(GRANVERSE) 및 '메타픽셀'(METAFIXEL) 등 관련 상표권을 등록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NFT와 메타버스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리서치에 나선 상황이다.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존재감을 알린 크래프톤 역시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신규 인력을 채용중이다. 

▲ (사진=크래프톤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사진=크래프톤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해당 채용 공고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블록체인·NFT 기술을 활용한 사업 및 서비스 기획과 실행 관리를 할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더 나아가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서비스를 기획하고 이를 고도화해 경제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방향도 모색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블록체인 트렌드와 서비스 리서치 및 분석이 가능한 인력을 찾고 있다. 

'포트리스 v2' 개발사인 레티아드의 경우, NFT 게임 '포트리스 아레나' 개발에 돌입했다. 레티아드는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 거래소를 구축하는 등 블록체인 관련 밸류체인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3N'으로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도 각각 메타버스 및 NFT 도입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 콘텐츠 사업에 도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선도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데다, 기업의 해외 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의 관계자는 <블로터>에 "최근 대다수의 게임 기업들이 NFT와 메타버스에 뛰어들 만큼 관련 사업 분야는 업계 내 거대한 흐름이 됐다"며 "이를 외면할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관련 사업 가능성을 꾸준히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많은 게임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검토중인 가운데, 여전히 산재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실상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서비스가 가능한 해외 시장으로 뿌리를 뻗어가고 있다.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로 촉발된 '환전'의 사행성 측면과 블록체인 게임 내 현금화 시스템을 다르게 봐야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 게임의 통화로 쓰이는 가상자산과 이를 규정하는 현행법이 모호한 부분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NFT나 가상세계를 구현한 메타버스 플랫폼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콘텐츠의 재미 요소도 변수로 떠올랐다. NFT 게임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관련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개발 기간이 짧고 적은 에산이 드는 게임들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투자와 사업 확장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신규 시장 형성에 따른 위기감도 팽배하다"며 "관련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재미 요소까지 모두 잡을 수 있는 기업이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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