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었던 카카오가 내년 경영계획에 총 3000억원 이상의 상생기금을 반영한다. 31일 카카오는 “공동체별로 분담해 총 3000억원 이상의 상생기금을 마련해 경영계획에 반영했다”며 “각 사별로 현재 진행중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내년부터 집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행 시점·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채로 해가 넘어가게 되면서 카카오가 ‘면피성’으로 상생안을 발표했다는 비판도 새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안에 이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며 “계획을 밝히는 것보단 실행이 중요하다. 이해관계자 협의, 기금 활용처 등에 대한 합의가 필요했고 지금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계열사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상생기금을 분담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국정감사 때 상생안을 발표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방법을 준비해왔다”면서 “계열사에 따라 각자의 역할과 기금 (수준) 등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기금은 대리·택시 종사자들과 갈등을 빚어온 카카오모빌리티 등에서 쓰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논란 이후 택시기사 프로멤버십 요금을 인하하고 대리운전 고정수수료(20%)를 0~20% 범위로 할인 적용되는 변동수수료로 변경한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에도 나섰다.
한편 카카오헤어샵은 당초 철수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투자사들의 반발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샵 운영사 와이어트의 지분 26.23%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헤어샵에서 철수한다고 밝힌 적은 없다”면서도 “지분을 매각하거나 ‘카카오’ 상표를 허락하지 않는 방법들이 있지 않겠나. (골목상권 관련 사업을) 최소화하거나 철수하겠다던 기존 약속대로 정리 작업을 밟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