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카카오
▲ 사진=카카오

2022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도 정보통신기술(ICT)업계는 다사다난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이어지면서 디지털 기술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가 대세로 떠올랐고, 디지털 자산인 대체불가토큰(NFT) 열풍이 거셌다. 빅테크 기업들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들에 대한 비판의 시선도 날카로워졌다. 2021년을 마무리하면서 올해를 달군 뉴스를 정리해봤다.

신기루 혹은 신세계…메타버스
“메타버스의 시대가 온다.(The Metaverse is coming.)” 작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예고는 올해 현실이 됐다. 기업들은 앞다퉈 메타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의 미래는 메타버스에 있다”면서 회사 이름까지 ‘메타(Meta)’로 바꿨다. 업계에선 메타버스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최대 8000% 이상 성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아직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메타버스가 현실화되려면 기본적으로 VR·AR기술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대중성을 갖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너도나도 NFT
‘NFT 붐’도 뜨거웠다. 지난 3월 JPG파일로 만든 미술품이 경매에서 약 8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는가 하면, 미국 영화감독이 녹음한 방귀소리가 10만원에 팔리면서 시장의 관심에 불이 붙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일종의 ‘정품 인증서’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구매이력 등을 명확하게 해준다는 게 특징이다. 초반에는 쓰임새가 예술품에 집중됐지만, 현재는 게임·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엔터테인먼트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에 이어 YG·SM엔터테인먼트 등도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도 ‘한정판’ NFT 포토카드 등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내년에도 이 같은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
진짜 사람 같은 ‘초거대 AI’
올해는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이 시작된 원년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경쟁의 신호탄을 쏜 건 네이버. 지난 5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내놨다. 파라미터(매개변수)가 무려 2040억개에 달하고, 학습 데이터에서 한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97%에 이르는 ‘한국향(向) 모델이다. 기존 AI보다 한 단계 진화한 초거대 AI는 인간 두뇌처럼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추론할 수 있어, 구글·MS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그룹은 구글과 협력해 만들어낸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공개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인 ‘코지피티(KoGPT)’를 세계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github)에 공개한 데 이어 이달 명령어대로 그림을 그려주는 이미지 생성모델 ‘민달리(minDALL-E)’를 선보였다. 내년에는 글·이미지·음성을 한번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통신사들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립국어원과 손잡고 한국어에 최적화된 차세대 AI 언어모델 ‘GLM’을 개발 중이다. KT는 국내 주요 기업·연구기관과 AI 원팀을 꾸려 개발에 나섰다. 이같이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22년에는 검색·쇼핑 등 서비스를 비롯해 제조·금융 등 산업현장에 적용되는 사례를 보게 될지도.

억만장자 우주관광시대 ‘성큼’
우주여행 시대도 한 발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7월 영국의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버진갤럭틱은 고도 80km까지 오르면서 첫 민간인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잇따라 블루오리진의 우주로켓 ‘뉴 셰퍼드’에 탑승해 민간 우주여행 대열에 동참했다. 지난 9월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 4명만 탑승한 우주선 ‘크루드래건’을 발사했다. 이들은 우주선을 타고 사흘간 고도 575km 상공에서 지구를 돌면서 우주를 체험했다. 내년에도 각국 기업들의 우주여행 일정이 마련돼 있어, 산업의 성장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굿바이, 셧다운제
대표적인 갈라파고스 규제로 꼽혀온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11년 말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방지, 수면시간 보장 등을 이유로 도입됐다. 하지만 실효성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어왔다. 게임을 사회적 문제로 각인시켰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올해 MS가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온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에 셧다운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10대 이용자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에 셧다운제 폐지 여론에 힘이 실렸고, 결국 정부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셧다운제 폐지를 결정했다. 셧다운제는 새해부터 폐지된다.

▲ 사진=네이버
▲ 사진=네이버
네이버·카카오, 국정감사부터 수장 교체까지
올해 초 카카오에서 ‘당신과 일하기 싫다’는 인사평가 항목이 논란이 된 데 이어 지난 5월 네이버에서 ‘직장 괴롭힘’에 시달리던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카카오는 미용실, 대리운전, 꽃·간식 배달 등 사업을 펴면서 각종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는 국내 빅테크 기업인 네·카오에 대한 비판은 국회 국정감사로 이어졌다.

이에 카카오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을 철수하고 혁신사업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약속했다. 꽃·간식 배달 등 일부 사업에서 철수했고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 대상 멤버십 가격을 인하하는 한편, 기존 계획했던 전화대리 업체 인수까지 철회했다. 공동체 차원에서는 5년간 상생기금 3000억원을 마련하고, 글로벌 사업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전면 쇄신을 약속하면서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1981년생 최수연 글로벌사업부 책임리더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김남선 책임리더를 각각 내정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이끌어온 류영준 대표를 카카오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KT가 또…
지난 10월 KT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한 것도 큰 사건이었다. 라우팅 설정 입력어에 ‘exit’ 단어 하나를 누락한 단순 실수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면서 KT 전국망이 마비됐다. 당초 KT는 사고원인에 대해 “디도스 공격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입장을 번복, 빈축을 샀다. KT는 가입자·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발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외에 △머지포인트 ‘먹튀 사태’ △챗봇 이루다 개인정보 유출·AI 윤리 논란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 △log4j 취약점 공포 등 각 분야 이슈들이 잇따랐다. 내년에는 부디 밝은 소식만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 독자 여러분 모두, 해피 뉴이어(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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