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올해 '게임 사업 재편'을 예고했다. '글로벌 테크 컴퍼니'를 표방하는 만큼, 신기술과 새로운 게임 타이틀을 추가해 NHN만의 게임 DNA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3일 정우진 NHN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사업 방향 및 비전을 공개했다. 첫 번째로 강조한 부문은 전문성을 가진 기업으로의 시장 경쟁력 확보다. 이를 위해 NHN은 올해 '클라우드 분사', '국내 게임사업 재정비', '일본 NHN PlayArt 상장 준비 본격화' 등의 미션을 내세웠다.

▲ 정우진 NHN 대표. (사진=NHN)
▲ 정우진 NHN 대표. (사진=NHN)
NHN이 국내 게임사업 재정비를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은 NHN 매출 가운데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사업 부문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NHN의 게임 매출은 955억원으로 NHN페이코, NHN한국사이버결제, NHN ACE, NHN AD 등이 포함된 결제·광고 부문(2048억원) 다음으로 높은 매출을 올렸다. 특히 분사를 통해 전문화된 조직으로 운영중인 다른 사업부문과 달리 현재까지 NHN 내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NHN의 게임사업은 현재 꾸준한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포류(고스톱·포커 종류) 중심의 웹보드게임은 PC·모바일 버전의 계정 연동 효과를 비롯해 설·추석 등 명절 연휴의 영향이 있지만, 한시적 영향으로 변동성이 큰 편이다. 스포츠 장르 역시 시즌·비시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모바일 게임 '킹덤스토리: 삼국지 RPG'나 '크루세이더 퀘스트'도 일정 수준의 수요층을 확보했지만 출시한 지 5년이 지나 신규 모객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1분기 약 1116억원이었던 게임사업 매출이 2분기와 3분기 들어 각각 869억원과 995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전의 카드는 '신작'과 'NFT'다. 해외 게임사업의 중추가될 NHN PlayArts는 일본 상장 외에 '3개 스튜디오별 3개 프로젝트 진행, 각 30% 인력을 신작에 투입한다'는 '333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를 운영중인 위메이드와의 협업도 게임사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위메이드와 NHN은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 및 콘텐츠를 위믹스에서 서비스하는 것을 포함해 폭넓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위믹스 플랫폼 내 게임 및 콘텐츠 온보딩 및 서비스 사업제휴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 개발 및 관련 기술 협력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 및 서비스 등에 대한 전략적 협력 등 구체적인 사업 협력 방안이 소개되며 블록체인 전반을 활용한 게임 인프라 확대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정우진 대표는 "(NFT 및 P2E 게임에 대해) 내부 검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규제와 이용자 접근성의 한계 떄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있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위메이드가 거둔 성과를 봤고, 현재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스포츠 분야 등 기존에 NHN이 강세를 보였던 장르부터 개발하면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이) 내년 중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NHN)
▲ (사진=NHN)
다만 사업부문의 매출을 끌어올릴 대형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해외 서비스에 편중된 점은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았다. NFT 기반의 '플레이 투 언'(P2E) 게임의 경우 국내에서는 '사행성' 이슈로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NHN은 '건즈업' IP를 활용한 모바일 슈팅 RPG가 국내 서비스를 준비중이며 '컴파스 리듬게임', '프로젝트 NOW', '日 유명 IP를 활용한 PvPvE 대전 게임' 등의 경우 한국 출시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지점에서 정우진 대표의 신년사에 나온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NHN의 국내 게임 사업이 웹보드와 모바일에 집중돼 있는 만큼 기존 채널의 리브랜딩이나 대응 플랫폼 확대 등의 방향성이 예상된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NHN이 꾸준히 국내 게임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한게임을 비롯한 웹보드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NFT나 해외법인에 대한 플랜을 통해 콘텐츠를 확대하는 만큼 국내에서는 기존 브랜드의 리브랜딩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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