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022년은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겠단 포부를 밝혔다. 기술혁신에 중점을 두되 UAM(도심항공교통),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구독 등 미래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에 집중할 방침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3일 사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선 기술혁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혁명에 버금가는 AI 혁명이 모든 사업에서 가시화되고 메타버스는 백가쟁명(百家爭鳴, 다방면에서 활발한 논쟁이 이어짐)의 시대로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플랫폼 경제는 정보와 가치가 이용자에게 공정 분배되는 '프로토콜 경제'로 전환될 것이란 예측도 덧붙였다.

▲ 유영상 SKT 대표(왼쪽), 서울시 중구 SKT타워 (사진=SKT)
▲ 유영상 SKT 대표(왼쪽), 서울시 중구 SKT타워 (사진=SKT)

이에 따라 유 대표가 직접 거론한 주요 기술·사업들로는 UAM, T우주(구독), 이프랜드(메타버스), 아폴로 서비스(AI), 자율주행차, 로봇, 우주여행 등이 꼽힌다.

SKT는 최근 CEO 직속 조직 산하에 UAM 사업추진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본격적인 UAM 사업 드라이브에 나섰다. UAM은 속칭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도심에 지어진 UAM 전용 거점에서 수직이착륙 기체가 승객들을 빠르게 실어 나르는 체계로 운영되며 이르면 2025년 상용화가 예상된다.

UAM의 핵심은 더욱 빨라지는 이동 속도와 확대되는 일일 생활권이다. 지난해 티맵모빌리티가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선보인 UAM 가상현실(VR) 체험에서는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강남구 코엑스까지 UAM으로 약 10분이면 이동 가능하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기존 택시로는 약 54분, 지하철은 1시간15분 이상 소요되던 거리다.

▲ 티맵모빌리티의 가상 UAM 예약 시스템 (자료=행사용 앱 갈무리)
▲ 티맵모빌리티의 가상 UAM 예약 시스템 (자료=행사용 앱 갈무리)

SKT는 지난해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과 'UAM 팀 코리아'를 발족하고 '수도권 UAM' 상용화 모델을 선보였다. 11월 말 진행된 실증에서는 UAM 조종사와 지상통제소간 이동통신망 연결, 공항용 UAM 통합시스템, 타 교통편과의 환승 시스템 등 실제 UAM 운용에 필요한 핵심 기술 및 시스템들을 선보였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UAM의 시장 규모는 2019년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에서 2040년 1조 5000억달러(약 1787조원)까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SKT 외에도 이미 현대차, 카카오모빌리티 등 쟁쟁한 기업들이 UAM를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 먹거리로 낙점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선 이미 인기가 높은 사업이다.

SKT의 메타버스 사업은 올해도 이프랜드(IFland)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T는 메타버스 시장 활성화 및 사업화 가능성 타진을 위해 지난 여름 공개한 이프랜드를 다양한 영역에 시범적으로 도입 중이다.

메타버스 회의부터, 입학식, 채용상담회, 영화제, 미술관, 민간 소통 채널 등 다방면에서 이프랜드가 접목되고 있으며 몇몇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있다. SKT는 이프랜드 기반의 크리에이터 양성, 마켓 시스템 구축을 포함해 메타버스를 또 하나의 현실, 사회로 만들어가는 길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 이프랜드 가상 컨퍼런스홀에서 문서 자료를 공유하는 모습 (사진=이프랜드 갈무리)
▲ 이프랜드 가상 컨퍼런스홀에서 문서 자료를 공유하는 모습 (사진=이프랜드 갈무리)

현재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는 아직 하나로 정립되지 않았다. 그만큼 관련 시장 규모를 추산하는 방식도 다양하지만 대개 수년 내에 수백조원 이상의 시장을 이룰 것이란 공통점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매달 정해진 금액을 내고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식의 '구독'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SKT 역시 구독사업을 하나의 주요한 미래 성장원으로 보고 있다.

SKT는 2019년 국내 구독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SKT의 중·단기적 목표는 2025년까지 구독 서비스 가입자 3500만명 확보 및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한 구독 시장 점유율은 약 20%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핵심 서비스는 지난해 여름 출시한 통합구독 서비스 'T우주'다. T우주는 아마존 무료배송, 배달의민족, 스타벅스 등 일상 내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구독상품 제휴를 통해 론칭 일주일만에 가입자 15만명을 달성하는 등 순조로운 시작을 보인 바 있다.

이밖에 AI에 대한 전방위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지난해 6월 SK 그룹의 AI 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아폴로TF 2.0 수장으로 선임됐다. TF는 SK그룹 ICT 패밀리 전반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전략 수립을 담당하며 박정호 전 SKT 대표도 'SKT의 AI 컴퍼니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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